감히 시즌 최악의 경기로 꼽을 만한 경기였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금 붕괴 직전이다.
샌프란시스코는 22일(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 5-9로 졌다. 이 패배로 시즌 최다인 6연패 수렁에 빠지며 52승 49패 기록했다. 5할 승률이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1번 중견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5타수 1안타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9가 됐다. 6회초 빗맞은 타구가 포수 바로 앞으로 굴러갔는데 전력 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시작은 나름 괜찮았다. 이정후는 1회 중견수 뜬공 아웃됐지만, 98.8마일의 발사 속도와 28도의 타구로 396피트를 날아간 잘 맞은 타구를 만들었다. 동료들도 애틀란타 선발 브라이스 엘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라파엘 데버스, 맷 채프먼의 안타가 연달아 나오며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1회말 경기 흐름이 한순간에 넘어갔다.
선발 헤이든 버드송은 이날 최악이었다. 여섯 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한 개의 아웃도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첫 타자 주릭슨 프로파를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폭투로 2루까지 보냈고 맷 올슨,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드레이크 볼드윈에게 우중간 가르는 주자 일소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연달아 내보낸 뒤 강판됐다. 구원 등판한 맷 게이지가 닉 앨런에게 좌전 안타 허용하며 추가로 2실점을 허용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이 한 개의 아웃도 기록하지 못한 것은 2021년 6월 15일 잭 리텔 이후 그가 처음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초 무사 1, 3루에서 패트릭 베일리의 희생플라이로 쫓아가는 점수를 냈지만, 더 이상 쫓아가지 못했다.
4회말에는 3점을 더 허용했다. 2사 1, 2루에서 볼드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한 점만 내줘야 할 타구였지만, 아쿠냐 주니어가 샌프란시스코 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홈까지 파고들며 추가 득점을 냈다. 이어 오지 알비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다시 한 점을 더 허용했다.
6회말 실점은 안줘도 될 점수였다. 2사 2루에서 볼드윈의 뜬공 타구를 중견수 이정후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서로 미루다 아무도 잡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이 나왔다.
중견수가 잡아야 할 타구였지만, 라모스가 타구를 잡기 위해 접근했다. 이정후는 접근하는 라모스를 바라보고 멈춰섰는데 라모스도 갑자기 멈췄고, 이정후가 급하게 몸을 던졌으나 잡지 못했다. 두 선수의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일한 위안은 윌리 아다메스의 타격이었다. 5회 1사 2루에서 중견수 방면 2루타로 타점을 올린데 이어 7회에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15호 홈런.
9회에도 2루타 기록하며 이날 경기에서만 혼자 4안타 기록했다. 맷 채프먼이 2루타로 그를 불러들이며 격차를 좁혔다.
샌프란시스코는 2이닝을 소화한 게이지를 시작으로 다섯 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해 8이닝을 겨우 막았다.
8회말 등판한 카밀로 도발은 피치클락 위반으로 볼넷을 허용한데 이어 보크로 추가 진루까지 허용하며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애틀란타 선발 엘더는 5이닝 8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