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달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 사고가 상수관 파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시는 올해 30년이 넘은 노후상수관 중 단 1.7%만 교체를 예정하고 있어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 |
지난달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 현장.(사진=연합뉴스) |
28일 서울시가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5년 서울 노후상수관 현황 및 상수관 교체 계획’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에 매립되어 있는 상수관은 전체 총 1만 3288㎞로 이 중 37.8%인 5048㎞가 30년이 경과한 노후상수관에 해당했다. 서울시는 예산 문제로 30년 이상 된 노후상수관 중에서 약 1.7%에 해당하는 89㎞만 올해 교체할 계획이다.
자치구별 노후 상수관 비율을 보면 가장 높은 곳은 송파구(46.2%)로 전체 668㎞의 상수관 중 309㎞가 30년 이상 된 노후한 상수관이다. 이어 서초구(45.7%), 노원구(43.9%), 양천구(43%), 강서구(41.4%), 성북구(41.2%), 광진구(40.9%), 서대문구(40.8%), 용산구(40.6%), 종로구(40.5%)순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2~7㎞만 올해 교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싱크홀 원인을 사유별로 살펴보면 상하수관 손상이 43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되메우기 불량 156건, 굴착공사 부실 85건, 기타 매설물 손상 61건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상하수관 파손이 싱크홀 사고를 키울 우려가 높기 때문에 보다 빠른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복례 지하공간연구소 소장은 “싱크홀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하수의 유출인데, 많은 양의 지하수가 배출되면서 양압력(부력)에 의해 상수관이 노후하거나 파손됐을 경우 사고를 키울 수 있단 점에서 상하수관의 주기적인 점검과 적정한 시기의 교체는 필요하다”고 했다.
이호 지하안전협회장은 “예산이 부족하다면 규모가 큰 개발공사 지역의 상하수관 중 노후한 곳을 우선적으로 점검해 교체하는 것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