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
3위 결정전서 중국에 완승
연이은 부침 속 값진 동메달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동메달결정전에서 중국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실업팀이 대거 해체되는 어려움 속에서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면서 거둔 결과였다.
김우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아이스하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아이스하키 남자 동메달결정전에서 중국을 5대2로 역전승했다. 전날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역전패해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렸던 한국은 홈팀 중국을 누르고 이 대회 4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1피리어드에서 중국의 리즈하오에 선제골을 허용해 끌려갔다. 그러나 2피리어드에서 분위기를 바꿨다. 2피리어드 초반 오인교가 강윤석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밀어넣으며 동점골을 넣었다. 이어 2피리어드 막판 김상엽과 공유찬의 연속골로 단숨에 3대1로 리드를 잡았다. 3피리어드 들어 중국이 초반 1골을 만회했지만 한국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곧장 대표팀 에이스 이총민의 골로 중국과 점수 차를 벌렸고, 이승재가 쐐기골을 넣어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최근 부침을 겪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계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등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귀화했던 선수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등 우여곡절을 맞았다. 설상가상 2019년 국군체육부대 팀이 사라지고, 2021년에 대명 킬러웨일즈, 2023년 하이원도 해체돼 국내에는 실업팀이 HL안양 하나 뿐인 힘겨운 상황을 맞았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도 일찌감치 무산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을 통해 아시아 내 경쟁력을 확인했다. 비록 결승에 오른 카자흐스탄, 일본 등에 밀렸지만 한국은 예선과 동메달결정전에서 중국을 연달아 잡았고, 예선에서 일본을 상대해 5대2로 승리하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이총민, 김상욱, 김상엽 등 국내 간판 공격수들의 활약도 이번 대회 내내 이어졌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2030년 알프스 동계올림픽 도전을 목표로 대표팀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같은날 대회 피겨 남자부 결승에서는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BTS’ 의성군청(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이 필리핀에 3대5로 졌다.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 귀화 선수들로 구성된 필리핀에 발목을 잡힌 한국은 이번 대회를 은메달로 마무리했다.
하얼빈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