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인터넷 검열에 대한 반발을 넘어, 이른바 ‘Z세대(Gen Z) 시위’로 불리는 이번 사태는 오랫동안 쌓인 국민적 불만이 터진 겁니다. 불과 몇 년 사이 정부 부채 비율은 20%에서 44%로 급증했고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실업률마저 치솟았지만 지도층은 무능과 부패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들고일어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고, 며칠 만에 샤르마 올리 총리가 물러나며 임시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그가 총리에 선출된 배경에는 이런 경력과 명망이 있었습니다. 내년 3월 새 총리가 뽑힐 때까지 약 6개월간 과도정부를 이끕니다. 그의 개혁 의제와 정국 운영 방식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만약 기득권과 적당히 타협하거나 시위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네팔 정국은 다시 격렬한 충돌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올해 네팔에서는 디지털 자유와 정부 통제의 충돌, 청년 세대의 정치적 영향력을 동시에 목격하고 있습니다.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카르키의 리더십은 곧 네팔 민주주의의 미래와 직결될 수 있습니다. 네팔이 혼돈을 딛고 민주주의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무거운 숙제가 카르키의 어깨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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