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미션 나의 문해력]서슬 퍼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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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내 보기

‘서슬 퍼런 공정위… 담합·유통구조 동시 정조준’, ‘서슬 퍼런 탄압에 맞선 여성들의 외침을 되새기다’.

신문을 보다 보면 ‘서슬 퍼런’이라는 표현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국어 수업 시간에 소설이나 시 작품에서도 여러 차례 마주했을 것입니다. ‘서슬 퍼런 감시’, ‘서슬 퍼런 눈빛’과 같은 표현을 보면 왠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오늘은 이 ‘서슬’이라는 고유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서슬은 본래 쇠붙이로 만든 연장이나 유리 조각 따위의 날카로운 부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칼날의 끝, 그 뾰족하고 날이 선 부분이 바로 서슬이지요. 여기서 의미가 확장돼 기세나 위세가 매우 강하고 날카로운 것을 비유할 때도 서슬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서슬 퍼런 독재’, ‘서슬 퍼런 권력’이라고 하면 감히 거스를 수 없을 만큼의 날카롭고 무서운 기세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왜 서슬을 퍼렇다고 표현할까요?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드는 것을 ‘벼리다’라고 합니다. 잘 벼린 칼날일수록 강철의 물리적 특성과 빛의 반사 원리로 인해 시퍼런 빛깔을 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슬과 퍼렇다가 표현의 짝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 생각하기

시퍼런 서슬은 외부를 향하는 데에만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불의(不義) 앞에서 꺾이지 않는 존재의 내면의 의지에도 서슬이 향할 수 있고, 시험 기간에 이를 악물고 학업에 매진하는 여러분의 집념에도 서슬이 깃들 수 있습니다. 이맘때는 학교에서 한창 정기고사가 진행될 시기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마음속에 시퍼런 서슬 하나쯤 세워 둔다면 어떤 어려움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환 백영고 교사(유튜브 ‘오분 만에 마스터하는 국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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