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간 성과급 격차 최고 100배
비메모리·DX 직원들 “합의안 반대”
동행노조원 급증…노노 충돌 우려
삼성전자 노조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사업부별 극단적인 보상 격차에 반발한 비메모리 사업부 및 완제품(DX) 부문 조합원들이 합의안 부결을 위한 세력 조직에 나서면서 사내 여론이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22일 오후 2시 12분부터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개시했다.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엿새 동안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표는 참여 조합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합의안이 최종 발효된다.
잠정 합의안의 상세 내용이 공개된 뒤에도 부문 및 사업부 간 ‘노노(勞勞)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노사가 합의한 ‘디바이스솔루션(DS)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더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올해 최대 6억원에 달하는 보상을 받게 된다. 반면 불황을 겪은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예상 보상액은 2억1000만원 선에 그쳤다.
더욱 심각한 곳은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이다. DX 부문 직원들이 이번 합의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600만원 수준으로 메모리사업부와 비교하면 무려 100배에 가까운 격차가 발생한다.
투표 개시와 동시에 비메모리와 DX 부문 조합원들은 자발적으로 반대 여론 결집에 나섰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잠정 합의안 부결을 목표로 하는 ‘부결 및 재협상 추진 모임’ 단체 대화방이 개설됐다. 개설 직후 7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이 대화방에서 직원들은 “이번에 막지 못하면 메모리 중심의 보상 구조가 고착화된다”, “주변 조합원들에게 반드시 반대표를 독려하자”며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비메모리 직원들은 DS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부문 공통 40%, 사업부 60%로 배분하되 적자 사업부는 공통 지급률의 60%만 적용받는 구조에 강하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적자 사업부에 60%의 패널티를 부여하는 독소조항만큼은 무조건 삭제하고 재협상해야 한다”며 압도적인 부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DX 부문에서도 이미 수백 명의 조합원이 조직적으로 반대 의사를 모았으며 노태문 DX부문장에게 직접 면담을 요청하는 등 단체 행동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조합 지도부 간의 노노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제2노조인 전삼노와 제3노조인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초기업노조가 대다수 조합원의 염원을 외면한 채 졸속적이고 부실한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교섭이 전체 임금 협상이 아닌 ‘메모리사업부 성과급 교섭’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하며 합의안을 부결시킨 뒤 공동투쟁본부를 재정비해 사측과 재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반발 기류 속 조직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DX 부문 직원이 주축인 동행노조는 기존 2600여 명 수준이던 조합원 수가 잠정 합의안 발표 이후 단 하루 만에 1만여 명이 추가 가입하며 1만3000명 규모로 급팽창했다.
삼성전자 내부 구조상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메모리사업부의 표심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찬성으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비메모리와 DX 부문을 중심으로 한 부결 세력이 급격하게 세를 규합하고 있고 노조 간 여론전이 전례 없이 격화되고 있어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엿새간 진행되는 이번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 관계는 물론 향후 성과급 제도의 향방이 완전히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설령 합의안이 가결된다 하더라도 사업부 간 극단적인 보상 격차로 확인된 내부 갈등의 골이 깊은 만큼 당분간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할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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