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세 무직 청년 200명 조사
취업난에 대기업-고연봉 선호 옛말… “일단 들어가 경력 쌓자” 인식 늘어
‘정규직 전환’을 최우선으로 고려… “눈이 높다” 기성세대 생각과 달라
일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이 7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20대 쉬었음 청년 수는 42만1000명에 달한다.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늘었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쉬었음 청년’의 주요 원인은 ‘눈이 너무 높다’, ‘곱게 자라 미래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한다’ 등이 꼽힌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의뢰해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조사한 ‘일 경험 있는 쉬었음 청년의 주요 인식과 행동 양상’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눈높이는 기성세대가 상상하는 것처럼 터무니없지 않다. 오히려 기본적인 조건과 최소한의 삶의 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 성장 기회 있으면 계약직도 괜찮아전국 17개 시도 19∼34세 중 현재 직장을 다니지 않는 2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따르면 청년들이 일자리를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하는 조건으로 ‘정규직 전환 기회’를 꼽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될 기회가 있다면 계약직이라도 입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일자리 규모 및 직원 성비, 동년배 비율 등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대기업 아니면 안 간다’는 고정관념과는 거리가 있었다.
정부가 조사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 중 근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3.6%에 달했다. 대다수 ‘쉬었음 청년’들이 근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첫 직장에 취업하는 시기를 무한정 미루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경제적 현실도 ‘쉬었음 청년’ 선택지를 좁힌다. 조사에서는 “초봉이 200만 원대에 불과하다”고 응답한 청년들이 많았다. 출퇴근 교통비·식비만으로 월 30만∼40만 원이 지출되고, 월세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남는 돈이 없다. 소비자물가가 실제 임금 상승 폭보다 빠르게 오르는 것도 부담 요소로 꼽혔다. 상당수 청년은 주된 일자리 외에도 물류센터·배송 아르바이트, 단기 일용직을 병행하고 있다.
● 연봉 2800만 원 이상 통근시간 1시간 원해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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