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장수마을 주민들이 사랑한 과일, 살구[정세연의 음식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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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는 6~7월 제철을 맞는 초여름 과일이다. 작은 복숭아처럼 보이지만 자두의 신맛을 가지고 있다. 살구는 재배 역사가 5000년 이상 된다. 세계 3대 장수마을 중에는 파키스탄의 훈자 지역이 있다. 이곳 주민들의 주요한 영양소 공급원으로 알려진 장수과일이 바로 살구다.

살구의 효능은 뭘까. 살구는 목과 기관지, 폐 건강에 좋다. 훈자에는 100세를 넘는 건강한 장수 노인이 많이 살고 있다. 여러 학자들이 훈자를 방문해 장수 비결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매일 살구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을 발견했다. 훈자는 해발 2500m의 히말라야 산맥 설산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다보니 주민들은 매일 춥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게 되는데, 살구를 일상적으로 먹으면서 감기를 예방하고 목, 기관지, 폐를 보호해왔다.

이 지역 주민들이 살구의 약리 성분을 알고 먹은 것은 아니다. 경험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면서 익힌 삶의 지혜일테다. 살구는 한의학적으로 보면 찬 공기에 취약한 호흡기를 보호하고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보습하고 기침과 천식을 다스리는 윤폐정천(潤肺定喘) 효능이 있어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마른기침을 계속하거나 헛기침을 계속하게 되는 후두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살구가 장수과일로 평가받는 또 다른 이유는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살구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물을 끌어들여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또 살구 자체로 장내 미생물의 좋은 먹이감이 돼 장내 세균을 조절해준다. 이 조절자 역할을 통해 배앓이와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도 있다.

살구에는 힝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전립선암, 유방암을 주로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라이코펜과 폐암,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베타카로틴이 모두 들어있다. 라이코펜은 붉은색을 띠는 파이토케미컬, 베타카로틴은 주홍색을 띠는 파이토케미컬인데 이것들이 섞이며 살구 특유의 색을 낸다.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은 암세포 증식에 불을 지르는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무력하게 만든다. 살구기 ‘항암 과일’로 불리는 이유다. 암의 예방뿐 아니라 암의 전이와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암환자들에게 살구를 추천한다.

살구나무는 장미과 식물이다. 장미과 식물은 화장품이나 비누의 천연원료로 오래전부터 많이 활용돼 왔다. 그만큼 피부에 좋은 성분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기미나 피부 착색을 방지하고, 피부 톤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삼총사 비타민A·C·E가 세트로 들어있다. 자외선이나 피부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노화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살구는 하루에 4개 이상 먹으면 안 된다. 과식하면 설사나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덜 익는 살구는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다면 살구를 먹고 난 뒤 가스가 잘 생길 수 있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7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09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살구를 먹으면 이런 변화가? 몰랐던 살구의 놀라운 효능!’(https://youtu.be/hFqiJGi-5oE?si=KJSwUJ7s0VVXoZSG)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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