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폭력과 촉법소년 범죄를 다룬 드라마 ‘참교육’이 큰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13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악성 민원 국가 대응 등 강도 높은 제도 개선 요구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교권과 촉법소년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고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실태를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서이초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시행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서이초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18일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A교사가 일명 ‘악성민원’ 수준의 교육활동 침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건으로, 드라마에서도 이 건을 모티브로 삼은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했다.
토론회에서는 교권 보호 대책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김규태 계명대 교수는 “‘참교육’에 대한 공감은 강력한 응징 때문이 아니라 교사들이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현실적으로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토론에 참석한 교사들은 학교가 교육기관보다 ‘소송 대응 기관’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학교폭력 책임을 맡는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들은 교육 대신 조사관, 기록관, 민원창구, 감정노동자의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며 “학교폭력 사안이 점차 법률 시장화되면서 학교가 교육적 회복의 공간이 아니라 브로커와 법률대리인의 소송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며 현실을 개탄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덕난 국회 입법조사처 교육문화과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현행 법령하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으나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하면서, 교권보호국 신설 관련에는 “법령상 권한을 적극 활용해 교육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구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두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신혜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촉법소년 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는 현 상황부터 진단했다.
신 부장검사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인원은 2019년 8615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소년원에 수감되는 보호처분(8~10호)도 2021년 28건에서 2025년 182건으로 6.5배 늘었고, 10세 아동(가해자) 송치 건수는 지난해 2060명으로 6년 새 4.3배 이상 증가했다.
신 부장검사는 “촉법소년범들은 자신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를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형사책임 연령을 재검토하고, 살인, 상해치사, 과실치사, 중상해, 강간, 강도, 마약 판매, 유괴, 방화, 집단폭행 등 중대한 범죄나 재범을 저지른 촉법소년을 형사사법 체계에 편입하는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면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단체들도 교육현장에서의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며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조희정 한국교총 정책자문위원은 “지난 5월 한국교총이 교원 89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원의 96.4%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청소년 범죄의 저연령화 및 흉포화에 대응하고 법을 악용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현장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악성·무고성 교권 침해 민원에 대한 교육감 고발 의무화 ▲정당한 교육활동의 아동학대 신고 면책 ▲중대 교권 침해 학생부 기재 ▲교육청이 소송을 책임지는 국가책임형 교권보호체계 구축 등이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정성국 의원은 “드라마 ‘참교육’의 열풍은 공교육과 우리 사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고 흉포화되는 소년범죄로부터 학생과 교사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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