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끊기는 저화질 혈관 영상을
AI가 빈공간 채워 매끄럽게 재현
촬영 횟수· 방사선 피폭위험 줄여
심장 혈관을 촬영하는 ‘관상동맥조영술’의 방사선 피폭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과 거의 차이가 없는 영상을 구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권휘·박세영 연구원)은 생성형 AI 기반 관상동맥조영술 영상 보간 모델인 ‘Angio-FILM’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npj 디지털 메디신’ 최신호에 게재됐다.
관상동맥조영술은 심장 혈관에 조영제를 주입한 뒤 엑스선 연속 영상을 통해 혈류를 확인하는 검사로,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심장의 빠른 박동에 맞춰 초당 10~15프레임을 촬영해야 하는 만큼 환자와 의료진 모두 방사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문제였다. 방사선량을 줄이기 위해 촬영 프레임 수를 낮추면 영상이 끊기거나 흔들려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촬영 속도를 기존 초당 15프레임에서 절반 수준인 7.5프레임으로 낮춘 뒤, 생성형 AI가 장면 사이의 비어있는 프레임을 예측해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방사선 피폭은 절반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과 같은 수준의 부드럽고 연속적인 영상을 구현했다.
빠르고 복잡하게 움직이는 심장을 정확하게 재현하기 위해 단순히 중간 영상을 생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잠재 플로우 매칭(Latent Flow Matching)’ 기법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공간 정보와 시간 정보를 각각 분석한 뒤 결합하는 방식으로 영상의 정밀도를 높였다.
임상적 신뢰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전문의 30명을 대상으로 원본 영상과 AI 보간 영상 600개를 구분하는 ‘튜링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AI 영상을 구별한 확률은 무작위 선택 수준인 50%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숙련된 심장내과 전문의도 AI가 생성한 영상을 원본과 사실상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원본과 AI 영상 간 관상동맥 내강 직경의 오차도 0.18㎜에 그쳐 해부학적 왜곡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관상동맥조영술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을 줄이면서도 영상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 교수는 “관상동맥조영술의 방사선량을 줄이기 위한 물리적 장비 개선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Angio-FILM의 임상적 신뢰성을 확인한 만큼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 환자와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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