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찍은 사진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것과 관련해 “생각이 모자랐다”며 사과했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유 관장에게 “최근 하이브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방시혁 의장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하루 만에 삭제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 상장 직전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발언했다가, 그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식을 낮은 가격에 팔도록 유도했다는 의혹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며 “8월에는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인물과 사진을 찍은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관장은 “방 의장 개인의 일이 아니고 방탄소년단(BTS) 등을 통해 세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널리 알릴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며 “업무협약 체결 뒤 방시혁 의장은 개인적으로 후배이기도 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미학과 선후배 사이다.
그러면서 유 관장은 “이 자리에서 사과드린다. 이런 사소한 일로 기관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1일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하이브와 함께 한국 문화유산과 K-컬쳐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라는 글과 함께 유 관장과 방 의장이 나란히 서서 웃는 사진이 게재됐다.
이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방 의장과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해당 사진은 하루 만에 삭제됐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사진 삭제와 관련해 별도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방 의장은 2019년 벤처캐피털 등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IPO(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하이브 임원들이 출자·설립한 사모펀드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도록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방 의장의 말을 믿고 보유 지분을 팔았는데, 실제로는 하이브가 이 시기 IPO 사전 절차를 밟고 있었다는 의혹이다.
IPO 절차가 진행된 뒤 SPC는 보유 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SPC와 사전에 맺은 비공개 계약에 따라 매각 차익의 30%를 받는 등 약 1900억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 측이 “상장 당시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며 진행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방 의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