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를 2-2로 마친 뒤 열띤 응원전을 펼친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감사함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오른쪽)와 미드필더 김진규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을 2-2 무승부로 마친 뒤 악수를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옌스 카스트로프(가운데)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뚫고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가 미국 원정으로 진행된 9월 A매치를 무패로 마무리했다.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앞선 7일 미국전 2-0 승리에 이어 멕시코전까지 1승1무를 수확했다.
2경기에서 2골·1도움을 뽑아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한 주장 손흥민(33·LAFC)과 멕시코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린 ‘정통 킬러’ 오현규(24·헹크), 역시 득점포를 가동한 2선 공격수 이동경(28·김천 상무), 미국전 2골에 모두 관여한 이재성(33·마인츠) 등 공격라인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수비진과 중원 조합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 원정 2경기를 모두 스리백을 내세웠다. 이는 우리가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전술적 카드다. 우선 뒷문부터 봉쇄하는 ‘선 수비-후 역습’의 측면에서 효율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대표팀은 국내파 위주로 나선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처음 스리백을 시험했고, 미국 원정에선 해외 리그에서 뛰는 수비수들을 집중 테스트했다.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와 이한범(23·미트윌란)이 경기별 파트너를 2000년생 동갑내기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미국전),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멕시코전)으로 바꿔 호흡을 맞췄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특히 멕시코전에서 한국은 상대의 거센 압박에 적잖이 고전했다. 후반 막바지 미국이 속도를 높이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쉬이 전진하지 못하다 파상공세에 시달렸던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선 훨씬 긴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모든 경기 지표에서 대표팀이 밀렸다. 당장 슛 횟수부터 8대17(유효슛 3대6)이었고, 그나마 문전 외곽에선 한 번도 슛을 시도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그에 반해 멕시코는 문전 내에서 6회, 중거리슛 11회를 때리며 한국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그럼에도 수비 집중력과 공격 작업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소나기 슛은 피하지 못했으나 위험지역은 철저하게 차단해 실점을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볼을 가로챈 뒤 빠르게 속도를 붙여 전방으로 이동하는 역습 패턴도 인상적이었다.
축구 국적을 대한축구협회로 바꾸며 ‘홍명보호’에 합류한 독일계 한국인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의 발굴도 큰 수확이다. 중앙 미드필더인 그는 미국전은 후반 교체 투입돼 백승호(28·버밍엄시티)와 중원을 책임졌고, 박용우(32·알아인)과 함께 한 멕시코전은 선발로 45분을 소화하며 1차 저지선,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상대가 강하게 달려들 때 주춤하다 볼을 빼앗겨 간혹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반대로 허슬 플레이로 볼을 인터셉트해 직접 돌파하면서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눈길을 끌었다. “투지가 강하다. 대표팀에서 볼 수 없던 유형의 선수”라는 홍 감독의 평가대로다. 종아리 부상으로 미국 원정을 건너 뛴 ‘마스터 키’ 황인범(29·페예노르트)이 대표팀에 돌아왔을 때 또 다른 조합을 기대케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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