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네스코 “사도광산 강제동원 알려라”… 역사 감춘 日에 경고

10 hours ago 5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안동=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안동=뉴시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15일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를 검토한 결정문 초안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그 개선을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2024년 사도광산 등재 때 일본이 약속했던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개선을 권고한 것이다. 유네스코는 강제동원에 대한 더 명확한 설명과 추후 진전 사항에 대한 정기 보고를 일본 측에 요청했다.

이번 결정문은 일본이 2년 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전체 역사의 반영’을 약속하고도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감춘 데 대한 국제사회의 일침이라 할 수 있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1500여 명이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그런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측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고 조선인 관련 전시물 설치와 추도식 매년 개최 등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사도광산에 조선인 노동자가 있었다는 사실만 전시했을 뿐 박물관 전시물에선 조선인 노동자의 강제동원을 나타내는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 등재 이후 조선인 기숙사 등을 안내하는 이정표 10여 개가 새로 설치됐지만 강제성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유네스코가 “일부 진전이 있다”면서도 미흡 판정을 내린 이유다. 추도식 역시 일본 측이 추도사에 강제성 표현을 넣지 않으면서 일본만 참석하는 반쪽짜리 행사가 된 지 오래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와 미래 협력을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가급적 과거사 문제를 부각하지 않으며 일본의 자발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소극적 자세를 넘어 아예 과거사 문제는 없다는 듯한 태도다. 그러면서 주변국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우경화 기조 속에 민감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까지 타진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는 애써 외면한다고 해서 묻히지 않는다.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는 미래 협력의 다짐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이 서둘러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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