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상은 예고된 것이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4월 취임 이후 “모든 지표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인상 가능성을 꾸준히 밝혀 왔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되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향후 금리를 추가로 더 올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국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긴축으로 돌아서는 세계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문제는 정부가 예고한 확장 재정정책이 한은의 긴축 행보와 엇박자를 낼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다음 달 발표할 내년도 예산안에서 총지출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 원 이상으로 편성하겠다고 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은 브레이크를 거는데, 재정 당국은 가속페달을 밟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정교한 정책 조합을 마련하지 않으면 자칫 금리 인상의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재정 지출의 규모가 아니라 방향과 내실이다. 물가를 자극할 선심성 지원과 보조금 지출은 과감히 줄이고,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미래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금리 인상으로 빚 상환 부담이 커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적극적인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 신 총재는 “재정정책이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이번 금리 인상은 정부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뼈를 깎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저금리 환경에 기대어 쌓아온 거품을 걷어내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부는 미뤄둔 노동·교육·산업 구조개혁을 서둘러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기업과 가계는 무리하게 낸 빚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긴축의 시대를 부작용 없이 극복하려면 모든 경제 주체가 고통과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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