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조직에서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기술적 전문성은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한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대규모로 소통하고, 경청하며, 공감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능력이다. 많은 리더가 이런 소프트 스킬, 즉 ‘파워 스킬(power skills)’을 선택 사항으로 여기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경력 초기에는 코딩, 임상 전문성, 재무 모델링처럼 측정 가능한 성과를 내는 능력이 성공을 좌우한다. 그러나 경력이 쌓일수록 기술적 탁월성은 현재 역할과의 관련성이 줄어든다. 리더에게 정기적으로 코드를 디버깅하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없다. 그 대신 리더는 전략과 혁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팀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시간에 쫓기는 리더에게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이 최선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팀원들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빼앗게 된다. 이는 팀의 역량과 자신감 약화로 이어진다.
파워 스킬의 부족은 의사소통 단절이라는 형태로 조직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힌다. 하이브리드팀은 말투를 오해하고, 피드백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방어적 태도로 변한다. 또 유망한 인재들은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해 더 이상 가이드를 요구하지 않게 된다.나아가 파워 스킬 부족은 조용한 조직문화를 형성한다. 리더가 “의견 있나요?”라고 묻지만 진정한 대화를 이끌 역량이 없으면 소수의 발언이 전체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침묵이 동의로 오해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적 안전감이 약화돼 가장 안전하고 피상적인 의견만 표출된다. 그 결과 혁신은 줄어들고 팀 성과는 약해진다.
반대로 리더가 파워 스킬을 활용하면 팀원들은 신뢰받고 있다고 느끼고 소속감을 갖는다. 더 나은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구성원의 주인의식이 커져 성과와 생산성이 향상된다. 다행히 파워 스킬은 학습과 훈련으로 키울 수 있는 역량이다. 다음 세 가지 실천법이 도움이 된다.
첫째, ‘리더십 경청 투어’다. 불만 사항은 리더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희석되거나 맥락이 빠지기 쉽다. 리더가 조금 더 깊이 파고들면 불만의 이면에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소규모 그룹 대화, 비공식 현장 순회,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업무가 실제로 이뤄지는 현장에서 직원들을 만나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경청해야 한다. 들은 내용에서 공통된 패턴을 찾고, 침묵을 메우려 무심코 반응하려는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 의도적 멈춤을 통해 즉각 반응하는 태도에서 주도하는 태도로 바꿀 수 있다. 둘째, ‘공감 섀도잉’이다. 리더는 직원들이 일하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문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문제가 발생하는 과정과 이에 대한 직원들의 대응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의 치료 과정을 따라가 보면 환자의 불만과 의료진이 직면하는 구조적 장애물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을 때 매장에 직접 들어가 바리스타들과 대화하며 커피 향 대신 샌드위치 냄새가 나는 것을 경험하고 브랜드 정체성이 희석됐음을 깨달았다. 리더는 공감 섀도잉을 통해 설문조사나 사후 피드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진짜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된다.셋째, ‘리버스 멘토링’이다. 1990년대 후반, 당시 제너럴일렉트릭(GE)의 CEO였던 잭 웰치는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신기술에 쉽게 익숙한 주니어 직원들에게 경영진 멘토링을 요청했다. 버진애틀랜틱의 CEO였던 크레이그 크리거도 조직 내 소수자인 여성 리더에게 멘토링을 요청하며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직접 배웠다. 정기적인 대화, 소규모 그룹 토론 또는 리더가 의도적으로 학습자가 되는 체계화된 멘토링 세션을 통해 리더는 다양한 관점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최고의 리더는 평생 학습자다. 기술적 역량은 당신을 리더 자리에 올려줄 수 있지만, 그 자리에 계속 남게 해주는 것은 파워 스킬이다. 인간다움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말고 이를 바탕으로 이끌어 나가라.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리더에게 파워 스킬이 필요한 이유’를 요약한 것입니다.
루스 고티안 ‘위대한 성취’ 저자
정리=박은애 기자 eu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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