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 “조희대 사퇴” “대법관 청문회”… 도를 넘는 사법 압박이다

23 hours ago 2
더불어민주당이 8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과 관련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조승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조 대법원장은 법관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후보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서울고법의 이 후보 재판 연기 결정에 환영 입장을 나타내며 조 대법원장 탄핵 여부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사법부 압박에 속도를 조절하는 듯했다. 그런데 법원 일각에서 조 대법원장에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이 후보 재판 연기를 사실상 사법부가 물러선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그 여세를 몰아 사법부 개혁론을 대선 화두로 끌어가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법원장 탄핵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민주당은 14일 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2명을 증인으로 불러 국회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다만 ‘조희대 특검’, 즉 ‘사법 남용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은 이날 오전 당론 발의 방침을 밝혔다가 반나절이 안 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불필요하게 법관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법원의 이 후보 판결에 대해 판사들의 실명을 내건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법관대표회의 소집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한편으론 사법부 내부의 다양함과 긴장감을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다. 여기에 민주당과 이 후보가 판결의 당사자로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미 입법 권력을 쥐고 행정 권력까지 넘보는 세력의 무절제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정치의 사법 간섭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선을 두고 입법 행정 사법의 견제와 균형, 즉 삼권분립의 파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는 점을 민주당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기고

  • 횡설수설

  • 고양이 눈

    고양이 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