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 폐암 증가 원인, 간접흡연보다 '쎈 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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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3 17:48 수정2025.07.03 17:4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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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흡연자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비흡연자 폐암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 등이 비흡연자에게 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체 폐암의 약 25%를 차지하는 비흡연자 폐암은 여성, 특히 아시아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이는 간접흡연 및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와 미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팀은 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28개 지역, 비흡연자 870여명의 폐종양 게놈을 분석해 대기오염 등 환경 노출과 폐암 발병에 기여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발생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UC 샌디에이고 루드밀 알렉산드로프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이 연구는 대기오염이 일반적으로 흡연과 관련돼 발생하는 유형의 DNA 돌연변이와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대기오염 수준이 다른 28개 지역에 사는 871명의 비흡연자 폐종양을 분석해 돌연변이 패턴을 확인했다.

또 이를 위성·지상 측정 초미세먼지(PM2.5) 수치 등 거주지역 대기오염도와 연결, 대기오염과 폐암 관련 돌연변이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도가 높은 환경에 사는 비흡연자일수록 폐종양에 돌연변이 수가 현저히 많았다.

특히, 암 발생을 직접 촉진하는 암 유발 돌연변이(driver mutation)가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의 비흡연자 종양에서는 특정 발암 요인이 DNA에 남긴 고유 돌연변이 패턴인 돌연변이 서명(mutational signatures)이 현저히 많았다"면서 "이들의 폐종양에는 흡연 관련 돌연변이 서명이 3.9배, 노화 관련 돌연변이 서명이 76%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는 대기오염이 마치 흡연처럼 작용해 DNA에 흡연과 유사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간접흡연'과 폐종양 돌연변이 사이에서는 강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비흡연자 폐종양에서는 돌연변이가 약간 증가하고, 텔로미어가 짧아졌지만, 돌연변이 유발 효과는 대기오염보다 훨씬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대부분 비흡연자 폐암에는 나타나지만, 흡연자에게는 없는 새로운 돌연변이 시그니처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기오염이나 다른 알려진 환경 노출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원인도 아직 불분명해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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