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란에 돌아선 서울 민심…1년 만에 吳 역선택했다

3 hours ago 1

다주택 규제에 보수 결집, 전월세난에 진보 이탈 양상
고가 주택 중심 ‘오세훈 몰표’…영등포·중구 등도 판세 뒤집어
“뿔난 민심에 부동산 계층 투표”…정부여당 고민 깊을 듯

  • 등록 2026-06-04 오후 2:21:48

    수정 2026-06-04 오후 2:21:48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6·3지방선거에서 거둔 대역전극의 배경에 성난 부동산 민심이 있었다. 다주택자를 향한 정부의 규제 압박에 강남3구를 중심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데다 아파트값 급등과 전월세대란에 임대차 주거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민심이반이 일어났다. ‘윤석열 탄핵’ 여파로 치러진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에 강력한 지지를 보여준지 불과 1년 만이다.

밝은 표정으로 소감 밝히는 오세훈 후보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동작과 송파구를 제외한 모든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오 시장이 과반 이상이거나 절반에 가깝게 득표한 곳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해 용산구와 동작구, 영등포구, 강동구, 중구 등이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차지했으나 한강과 접한 이른바 ‘한강 벨트’에서 오 시장이 크게 앞서 나가며 종합득표율 48.9%(정원오 47.9%)로 승리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는 막강한 결집력으로 오 시장에 표를 몰아줬다. 1년 전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는 64만3000표를 득표했는데 오 시장은 59만6000표를 얻었다. 대선과 비교해 지방선거는 관심이 적어 투표율이 낮다는 걸 감안하면 거의 이탈표가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 시장이 과반 득표한 영등포구와 동작구, 49%대 득표한 중구는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세가 더 강했던 곳이나 판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는 배경으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꼽힌다. 지방선거 이후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손보는 등 보유세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3구와 한강 벨트의 유권자들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자산 방어심리가 작동했다는 것인데 송파구와 동작구, 강동구 등은 지난 1년 새 아파트 매매가지수(KB부동산 집계)가 20% 넘게 뛴 곳이다.

보수가 결집하는 사이 민주당 지지층은 이탈표가 발생했다. 정원오 후보의 득표율은 47.9%로 이재명 대통령의 1년 전 서울 득표율 46.8%보다 많았으나 득표수는 310만표에서 250만표로 줄었다. 오 시장은 김문수 후보가 기록한 273만표 중 256만표를 가져왔다. 투표율이 낮았다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오 시장의 지지층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왔다는 의미다.

특히 전월세난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1년 만에 전세가지수가 10% 가량 뛴 광진구, 성북구와 강북구, 노원구에서 오 시장은 45%를 넘나드는 득표를 기록했다. 네 곳 모두 1년 전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30%대에 그친 지역이다. 이밖에 여권 강세 지역이었으나 오 시장이 과반 득표에 성공한 영등포구는 국가데이터처 최근 조사 기준(2024년) 주택소유율이 43.8%에 불과하며 중구 역시 41.4%로 서울에서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 여부 및 전월세난 등부동산 문제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 만큼 집권 여당 및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지선 이후로 예상되는 세제개편 및 추가적인 부동산 정책 시행 시기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계층 투표가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른바 고가 주택을 보유한 보수 지지층은 자산을 지키기 위해 투표장에 나선 반면 진보 지지층은 결집에 실패하면서 오 시장과 한강벨트의 국민의힘 구청장들이 당선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