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왕’은 우승 앞에서 냉정했다.
부산 BNK는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53-47로 승리했다.
BNK는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여름,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 그들이 결실을 본 순간이었다.
그 중심에는 박혜진이 있었다. 그는 39분 19초 출전, 1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봄의 여왕’다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박혜진은 승리 후 “아산에서의 1차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경기 초반에 밀렸으나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잘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 1차전 승리에 대한 만족은 여기까지. 경기 중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은 2차전에 잘 보완해서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 그리고 전주원, 임영희 코치와 함께 우리은행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다. 우리은행에서 정규리그 9회,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을 함께했다. 챔피언결정전 MVP 3회는 하은주, 타미카 캐칭과 함께 공동 1위. 절대 잊을 수 없는 친정이다.
그러나 박혜진은 냉정했다. 그는 “특별한 감정은 갖고 싶지 않다.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BNK와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그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에 기록될 승리였으나 100% 만족하지 않았다. 박혜진은 “경기 초반에 흔들렸지만 리듬을 잘 찾았다. 약속한 수비를 잘하지 못해 점수를 많이 준 것 같아 보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김단비와의 맞대결은 박혜진에게도 분명 남다를 터. 그는 “(김)단비 언니는 나보다 해야 할 역할이 많다.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잘 막아야 하는 선수다 보니 언니가 힘들어 보여도 신경 쓸 수 없다”며 “우리 나이에 다치면 안 된다고 말하기는 했다. 서로 힘내자고 대화했다”고 밝혔다.
박혜진은 WKBL에서 우승을 가장 많이 경험한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그동안 우승을 얼마나 했는지 잘 모르겠다. 우승만 보고 농구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선수로서 더 잘하고 싶을 뿐이다.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다”며 “훈련을 통해 스스로 믿고 있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있다. 내가 흘린 땀만큼 결과도 온다고 믿는다. 커리어 첫 이적을 했고 그동안 준비를 잘해왔다. 매일 새롭고 후회 없이 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며 돌아봤다.
BNK는 1차전 승리로 72.7%(24/33)의 우승 확률을 차지했다. 그러나 박혜진에게 방심이란 없었다. 그 누구보다 우리은행이라는 팀,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임영희 코치, 그리고 김단비를 잘 알고 있기에 1차전 승리에 만족할 수 없었다.
박혜진은 “단비 언니는 독보적인 선수, 그러나 우리은행은 다른 선수들도 잘했기에 챔피언결정전까지 왔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모두 큰 경기 경험이 많다. 절대 방심할 수 없다. 경기 초반에 밀린 이유 역시 큰 경기 경험 때문이다.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차전은 더욱 정신 차리고 무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아산=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