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남자부 우승 김홍록
작년 대학생 신분 우승이어 또 1위… 김재룡 감독 “나를 넘어 3연패를”
비바람 악조건 속 1분51초 앞당겨… “한국기록 깨고 아시안게임 金 목표”
김홍록은 이번 대회에서 2시간 10분 이내 진입이 목표였다. 하지만 비가 내린 데다 기온도 섭씨 5∼6도로 쌀쌀해 스피드를 살리지 못했다. 김홍록은 “30km 이후부터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원래 30km 이후에 속도를 더 내면서 기록을 단축하려 했지만, 몸이 따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김홍록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미래를 더 기대하게 했다. 김홍록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5000m와 1만 m 등에 집중하며 스피드 강화에 힘썼다. 이달 초 출전한 하프코스 대회에서는 1시간5분32초를 기록해 개인 최고기록을 30초 이상 앞당겼다.
자신의 7번째 풀코스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도 지난해 세웠던 개인 최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지난해 대학생(건국대) 신분으로 11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김홍록은 2012년 정진혁(당시 건국대) 이후 13년 만에 국내 남자부 2연패를 차지했다.현 소속팀에서 그를 지도하고 있는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과 함께 사제가 동아마라톤을 2연패한 기록도 남겼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당시 한국전력)이던 1991년, 1992년 동아마라톤 남자부에서 2연속 우승했다. 김홍록은 “감독님께서는 모든 노하우를 내게 전수해주려 노력하신다. 감독님이 세웠던 대회 2연패 기록을 따라갈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감독님의 지도를 잘 따르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란 믿음도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선수 시절 잘했던 것보다 제자가 잘한다고 하니 더 기분이 좋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년에도 우승해 3연패를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감독은 “스피드를 높여 10km의 기록을 1분 이상 줄여준다면 2시간 10분 이내 진입도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록의 10km 최고기록은 올 2월 세운 30분33초다.
김홍록은 이날 레이스를 마친 뒤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통증으로 절뚝거리며 걸었다. 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다시 훈련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홍록은 “이봉주 선배님(55)이 보유하고 있는 남자 한국 최고기록을 깨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이봉주가 2000년 도쿄 마라톤에서 세운 남자 마라톤 한국 최고기록 2시간7분20초는 2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김홍록은 “그 목표를 세운 뒤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며 웃었다.이날 풀코스 출발지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사장, 박철호 동아오츠카 사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문호준 서울시육상연맹 회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루카스 초코스 주한 그리스대사,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박현진 스포츠동아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10km 출발 및 골인지에선 서강석 송파구청장과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상무가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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