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여자부 2연패 임예진
“한때 선두권 밀렸지만 페이스 유지… 37㎞부터 선두 보여 온힘 다해 추격”
임예진은 이날 2시간30분14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임예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선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28분59초)을 세우며 우승한 바 있다. 이 대회 국내 부문 여자부에서 연속 우승이 나온 건 2012년부터 4년 연속 우승한 김성은(36) 이후 처음이다. 임예진은 경기 후 “역사가 깊은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첫 2연패를 이뤄 너무 좋다. 오른쪽 정강이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후반에 페이스를 잘 잡아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최경선과 선두 경쟁을 벌이던 임예진은 27km 구간 이후 한때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임예진은 “시야에 앞선 주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격차를 설명했다. 중계 화면에도 임예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예진은 자신의 페이스만 믿고 뛰었다. 임예진은 “37km를 넘어서 상대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포기하지 않고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500m를 남기고 최경선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지만 끝까지 마음을 놓진 못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 마라톤 대회에서도 불과 500m를 남기고 최정윤(32)에게 역전을 허용해 준우승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 임예진은 “당시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자꾸 뒤돌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여자 마라톤 한국 최고 기록(2시간25분41초) 보유자인 김도연을 4초 차로 따돌렸다.
2021년 12월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임예진은 이듬해 3월 수술대에 올랐다. 복귀 후엔 면역력 저하, 호르몬 이상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최근 점점 기록을 단축시키고 있다. 임예진의 남은 목표는 김도연의 한국 최고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임예진은 “거리, 스피드 훈련도 충실히 소화하고 있는 만큼 보완해야 할 건 정신력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내 최고 기록을 넘어선 뒤 한국 기록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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