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러드 아이작먼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 아이작먼은 일론 머스크의 측근으로,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를 떠난 것이 이번 NASA 수장 교체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즈 휴스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아이작먼 국장 후보를 철회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곧 새 후보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작먼은 이미 상원 청문회를 거쳤고 인준 투표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백악관은 아이작먼의 지명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불화설이 이번 결정의 원인 중 하나였을 가능성도 있다.
아이작먼은 미국의 결제 서비스 회사인 시프트4를 창업한 억만장자다. 머스크의 우주 항공회사인 스페이스X의 투자자로도 유명하다. 스페이스X가 진행한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 ‘폴라리스 던’에도 참가하며 머스크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그가 과거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정치 기부를 했던 이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스크와의 절친한 관계 때문에 NASA 수장에 지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최근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수장에서 물러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와 절친한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아이작먼 해임에 실망했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아이작먼이 트럼프 행정부의 NASA 예산안 삭감 등 관련 정책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지명 철회의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NASA의 예산을 기존 250억달러에서 약 25% 삭감한 188억달러로 하는 예산안을 제안했다. 아이작먼은 이에 대해 “바람직하진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사에서 “화성에 우주비행사들을 보내 미국 국기를 꽂겠다”고 말하는 등 화성 탐사에 관심을 집중했지만 아이작먼이 “달과 화성 탐사 모두 병행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행정부 방향과 다르다.
휴스턴 대변인은 “차기 NAS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정책에 완벽히 부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거론되는 NASA 수장 후보는 미 공군 중장 출신의 스티븐 크와스트다. 크와스트는 미 우주군 창설 초기 멤버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