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정략결혼’ 깨졌다”…파탄 넘어 전쟁 돌입한 트럼프와 머스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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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별을 넘어 파탄에 이르게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별을 넘어 파탄에 이르게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한때 ‘브로맨스’로 불린 세계 최강국 미국의 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별을 넘어 파탄에 이르게 됐다.

‘동맹’을 과시했던 이들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의 당선에 일등공신인 머스크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 됐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 운동에 약 2억7000만달러(3700억원)를 기부해 ‘킹 메이커’로 급부상했고 대통령의 최측근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에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를 맡기며 중용했다.

인력 감축과 지출 삭감이라는 특명을 내리고 기밀정보 접근권 등 막강한 권한을 머스크에 부여했다.

머스크의 진두지휘 아래 각 부처에 파견된 DOGE 팀원들은 여론과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조직 폐지와 축소, 정리해고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DOGE에서 연방 정부 예산을 1조달러(약 1356조원) 삭감하겠다는 목표를 거의 이루지 못한 채 지난 4월 말 짐을 싸서 백악관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는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머스크에게 고별식을 열어주고 ‘황금 열쇠’를 선물했다.

하지만 이후 머스크는 그동안 품어온 불만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밤 공개된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을 거론하며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고 일침을 날렸다.

또 다음 날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특별공무원으로서 내 임기가 끝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감세 법안을 두고 “미안하지만, 나는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의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공격했다.

다음날에도 이 법안의 문제점을 엑스를 통해 지적하며 이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동안 자제해온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폭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매우 실망했다”면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이후 두 사람의 설전은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 내용에 “거짓”(False)이라고 반박했고, 지난 대선 당시 그가 돕지 않았어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며 “아주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쏘아붙였다.

머스크는 또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 게시물을 올렸고, 이후 그의 지지자가 올린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글에 “그렇다”(YES)라고 동조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중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보수 진영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의 글에는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3.5년 남았지만, 나는 40년 넘게 주변에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보다 자신의 영향력이 더 세다고 과시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이런 맹공에 트럼프 대통령도 다시 트루스소셜을 통해 머스크를 비난하며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he just went CRAZY!)고 재반격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험악해졌다고 전하면서 “트럼프는 정치적 기반을 얻고, 머스크는 돈과 소셜미디어 권력을 갖게 된 두 사람의 ‘정략결혼’이 몇 달 만에 마침내 파탄에 이르렀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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