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아이폰' 쉽지 않네 中기술자 300명 공장 떠나

애플 아이폰을 제조하는 대만 위탁생산 업체 폭스콘이 인도에 파견한 중국인 직원 수백 명에게 철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당국이 아이폰 생산기지를 인도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압박을 넣었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폭스콘이 약 두 달 전부터 인도 남부 아이폰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엔지니어와 기술인력을 철수시키고 있다며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300명이 넘는 중국인 직원이 인도를 떠났으며 현재 인도 공장에는 주로 대만 출신 지원 인력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대부분의 아이폰을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지만 애플이 아이폰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는 전략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인도에도 아이폰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량을 늘려왔다. 중국 공장의 숙련된 기술인력도 인도 공장에 파견해 현지 직원들의 교육을 맡겼다.

폭스콘이 왜 철수 지시를 내렸는지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올해 초 규제기관과 지방정부에 인도·동남아시아로 기술을 이전하지 말고 장비 수출을 억제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폭스콘이 인도에서 중국 기술인력을 뺀 것은 애플이 인도에서 신제품 아이폰17 생산을 늘리려는 계획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인력 교육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중국 제조기술 이전도 지연돼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인력의 기술과 전문성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중국에서 상당수 아이폰이 제조되고 있는 주된 이유도 단순히 비용 우위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애플과 폭스콘 측은 블룸버그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숙련된 기술인력과 전문 장비가 중국을 빠져나가 인도와 동남아로 이동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인도나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미·중 갈등으로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일변도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아이폰을 인도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가 아니라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애플을 비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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