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친화 정책에…비트코인 지난달 7%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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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에만 7%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연이어 공개된 점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관세전쟁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인 점도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린 이유로 꼽힌다. 1억5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이 연고점을 뚫고 1억6000만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 내놓는 미국

4일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1일 1억3914만원(오전 9시 기준)에서 30일 1억4848만원으로 934만원(6.7%) 올랐다. 지난 22일엔 1억5486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는 5월 1일 9만6000달러 선에서 시작해 22일 11만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고, 30일엔 10만5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암호화폐 친화 정책에…비트코인 지난달 7% 상승

이처럼 지난 5월 암호화폐 가격의 뚜렷한 상승세를 이끈 주요 동력으로는 미국 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꼽힌다. 미국 상원은 지난 19일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 세탁 방지 법률을 준수하는 의무를 담은 스테이블 코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은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흡수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화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1 대 1로 고정한 암호화폐로,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결제, 환전, 자산 이동과 같은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 세계에서 자본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의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을 인정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이후에도 미 행정부 인사들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메시지가 꾸준히 나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8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에 참석해 “바이든의 가상화폐 탄압은 끝났다”며 “(가상화폐는) 나쁜 정책, 인플레이션, 차별로부터 헤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를 위협하지 않고 강화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美 무역정책에 비트코인 가격 ‘출렁’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가 커져 전통적 금융자산인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은 점도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통 금융자산과 다른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매수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 신뢰가 흔들리는 지금 같은 시기에 비트코인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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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다소 누그러진 점도 지난 5월 비트코인 가격엔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는 줄곧 하강 곡선을 그렸다. 미국이 세계 각국에 대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난 4월 초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유예하고 무역 갈등 우려가 다소 진정된 이후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미국이 영국과 첫 무역 합의를 이뤘다는 발표가 나온 지난 5월 8일엔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5% 넘게 올라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0만달러를 회복했다.

◇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자금 몰려

앞으로의 비트코인 가격은 당분간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부진한 무역 협상을 이유로 유럽연합(EU)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5월 23일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3.6% 내리기도 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2일 11만900달러에서 23일 10만6950달러로 내려앉았다.

이후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별다른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1억500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지난달 28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가 무효라는 판결을 하고, 다음날 미국 정부가 항소해 관세가 다시 부과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엘 크루거 LMAX그룹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설정한) 무역 협상 마감일이 다가오는 등 관세가 중심에 다시 서면서 변동성 있는 장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한 사이에도 비트코인으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가상화폐 분석업체 소소밸류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순유입된 자금이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4억3300만달러(약 6000억원)에 달한다.

현물 ETF에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10거래일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 순유입된 자금은 총 42억6000만달러(약 5조9000억원)로 추산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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