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조금씩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을 보면서 흥분된 마음으로 2027년 개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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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이 10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10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한국문학관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2026년 중반 건물이 완공되면 6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친 뒤 2027년 7월 상반기 정식 개관할 것”이라고 현재 문학관 개관 준비 상황을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16년 2월 제정된 ‘문학진흥법’에 따라 2019년 법인으로 설립됐다. 한국 문학 유산을 보존하고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국가기관으로 2018년 서울 은평구 진관동 옛 기자촌 인근을 건립 부지로 선정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하 2층과 지상 2층 총 4층 규모이며 건축면적은 약 4513㎡(1365평)다.
시인인 문 관장은 국립한국문학관 법인 설립 당시 초대 이사를 지냈으며 2022년 제2대 관장으로 취임했다. 문 관장은 “국립한국문학관은 우리 한국인의 영혼과 존재를 알리는 언어의 집”이라며 “지금 당장은 문학관 건물이 없지만, 그럼에도 자료 수집에 집중하며 부지런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의 역할은 △문학 자료 수집 △문학 전문 도서관 기능 △상설 및 기획 전시실 운영 등 3가지다. 국립한국문학관이 현재까지 수집한 자료는 약 11만 점이며 국립세종도서관 내 임시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소장 자료는 내년 건물 완공과 함께 새로운 수장고로 이전할 계획이다.
자료의 보존처리 또한 국립한국문학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문 관장은 “문학관의 자료는 종이가 대부분이라 파손되기 쉽다”며 “‘삼국유사’, 허난설헌 시집, 윤동주와 만해 한용운의 시집처럼 귀중한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자료의 보존처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른 공간을 활용해 진행 중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오는 12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개최하는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의 일환으로 지역 문학관 9곳과 함께 전시,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중 서울 프로그램은 김만중(1637~1692)의 고전소설 ‘구운몽’ 나주본 발간 300주년 기념 특별전 ‘꿈으로 지은 집’으로 오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탑골미술관에서 열린다.
문 관장은 “30년간 시를 쓰면서 좋은 작품은 시간을 견뎌야 나온다는 생각으로 문학을 바라보게 된다”며 “국립한국문학관이 해야 할 일 또한 이러한 폭넓은 시선으로 우리 문학을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