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환절기가 시작됐다. 감기 예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꿀팁'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알코올 스왑이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글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최근 '알콜 스왑'으로 감기를 예방한다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한 사용자 A씨는 "엄마 돌아가시고 반년 내내 감기, 오한, 목수건 달고 살다가 매일 휴대폰을 '알콜 스왑'으로 닦고 나서 감기 기운이 사라졌다. 심지어 피부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면역력이 낮아지고 엄청 힘들었는데 '알콜 스왑'이 도움이 됐다. 알코올로 매일 주변 소독을 하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용하는 다이소에서 가격 2000원에 판매 중인 '알콜 스왑' 100매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다이소뿐 아니라 쿠팡 등에서도 100매 개별 포장된 알코올 스왑은 2000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이 글은 게시 사흘 만에 조회 수 300만 회를 넘어섰다. 일부 사용자들은 "진짜냐"면서 의문을 제기했고, "위생 관리가 생각보다 큰 효과가 있다", "생활 습관 체험담이다. 피부까지 좋아진 걸 보면 세균 노출 관리가 큰 영향을 끼친 듯싶다" 등 반응을 내놨다.
A씨의 말처럼 알코올 스왑으로 휴대폰을 관리하는 등 행위가 감기 예방 등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결과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얘기다. 알코올 스왑으로 휴대폰을 닦으면 표면의 바이러스나 세균을 줄여 간접 전파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표면에서 화장실 변기보다 10배 많은 박테리아가 나왔다는 2012년 애리조나대학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리노바이러스는 물건 표면 혹은 피부 생존이 수 시간 가능하고, 손과 사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연구가 다수 나온 바 있다.
한국 질병관리청에 해당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에 따르면 독감 및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에서 문손잡이, 키보드, 휴대폰과 같이 '자주 만지는 물체'의 주기적 청소를 권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CDC를 인용해 알코올 70% 이상 함유 스왑/스프레이로 터치스크린을 닦는 방식을 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적시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풀이 없는 천이나 초극세사 천으로 닦은 후, 70% 이상 알코올 스왑이나 에탄올 등 용액을 천으로 묻혀 스마트폰을 닦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단 액체의 개구부 접촉, 알코올을 직접 기기로 분사하는 행위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70% 아이소프로필 알코올(IPA)이 휴대폰 표면 미생물 부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는 실험 연구가 병원 감염 저널(Journal of Hospital Infection)에 2024년 게재되기도 했다.
다만 알코올 스왑으로 휴대폰을 닦는 등 행위는 보조적인 방법이며, 환절기 감기 예방의 최우선은 손 위생과 호흡기 관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입원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여서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된다. 최근 질병청은 공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환기,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기침할 때는 옷소매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등을 권장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