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이슈로 자본시장 타격…연기금·공제회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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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04월07일 18시1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미국발 무역전쟁이라는 ‘메가톤 이슈’가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들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향방을 비롯해서 대내외 정치·경제상황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주식, 채권, 대체투자를 비롯한 모든 자산들의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연기금들의 연초 이후 월간 수익률은 1%에 못 미치거나 1% 초반에 머무는 만큼 자산운용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정치·경제 불확실성…각 자산별 투자전망 ‘불투명’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치 이슈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역사상 최고 수준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 무역전쟁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로 차등화된 세율을 적용하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로써 연준은 작년 12월 정책금리를 4.25~4.50%로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낮춘 후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인하 압박을 주고 있지만, 파월 의장이 실제 금리인하에 나설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콘퍼런스 연설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라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 효과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적절한 통화 정책 경로가 무엇인지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전세계 주식·채권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 충격에 최근 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4일(현지시간) 5.97% 하락해 5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P500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했다.

국내증시도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5.57%)·코스닥지수(-5.25%) 모두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했다. 그나마 국채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적극적 투자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국내 부동산은 향후 어느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진다.

상업용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 이후 새로 들어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는지를 기다리려면 올해 8월까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어렵다”며 “현 상태를 유지하다가 올 여름이 지나고 나서부터 사업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는 가운데 업무용 모니터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 발동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2분 11초에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사진=연합뉴스)

주요 연기금, 월간 수익률 1%대…“시장 예의주시”

이처럼 각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니 연기금, 공제회들도 자산운용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주요 연기금들의 연초 이후 월간 수익률은 1%대거나 그 미만이다.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지난 1월 말 기준 운용수익률이 0.85%에 그친다. 작년 기금운용수익률 1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국민연금의 목표수익률(2025~2029년까지 5년간 기준)은 5.4%다.

국민연금의 금융부문 자산 규모는 지난 1월 말 기준 1222조6300억원이다. 전체 포트폴리오 내 각 자산별 비중은 △해외주식 35.8% △국내채권 28.1% △대체투자 16.6% △국내주식 12.2% △해외채권 7.0% 순이다.

각 자산들의 지난 1월 말 수익률을 보면 △국내주식 5.38% △해외주식 1.27% △국내채권 0.83% △해외채권 -2.53% △대체투자 -1.90% 순으로 집계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올해 월간 수익률(기간평잔)이 지난 1월 1.16%, 지난 2월 1.47%다. 작년 한 해 금융자산 운용수익률은 6.41%로 집계됐으며, 작년 금융자산 운용규모는 9조7223억원이었다.

중장기자산 운용수익률은 7.70%로, 목표수익률(5.3%)을 2.4%포인트(p) 웃돌았다.

사학연금은 올해 월간 수익률이 1월 0.76%, 2월 1.29%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수익률은 11.63%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사학연금의 총 자산은 작년 말 기준 28조7472억원이며, 이 중 채권 등 투자유가증권이 25조8160억원이다. 또한 올해 조성할 계획인 연금기금 액수는 28조2545억원이다.

향후 자산시장에 충격이 더 커질 경우 올해 누적 수익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연기금·공제회들은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LP 관계자는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할 방향을 찾고 있지만, 당장으로서는 하락세를 피하기 어렵다”며 “S&P500지수가 5000포인트에 근접할 정도로 시장이 계속 떨어지다보니 다수 기관들도 기존에 세운 전망이나 보고서를 수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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