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보안 투자를 줄이며 해킹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후 4배 이상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 보호를 위한 투자는 소홀히 하면서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배당에만 신경 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2893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집행한 741억원에 비해 4배 늘어난 수준이다.
배당금은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된 후 매년 증가했다. 2020년 287억원에서 이듬해 518억원으로 뛰었고, 작년엔 779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이 회사 영업이익은 2022년 3149억원에서 2023년 2319억원, 2024년 168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위축됐다.
이렇게 배당은 챙겼지만 정보 보안 관련 투자를 소홀히 했다. 롯데카드의 작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정보기술(IT) 예산에서 정보 보호 투자의 비중이 2021년 12%에서 2023년 8%로 감소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기업 인수 이후 매각·배당이란 두 가지 주요 축을 활용해 펀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새 주인을 찾기 어려워지자 배당에 더 집중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롯데카드 매각을 시도했지만 당시 금리 인상에 따른 인수·합병(M&A) 시장 위축 등이 겹치며 무산됐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