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온라인 교육 시도에 교육 질 저하 우려
24·25학번 더블링…실습·수련 해결책 없어
전임교수 1인당 학생↑…4.25배 증가 대학도
의대교수들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 부탁”
5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의대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본과 4학년은 2026년 8월, 본과 3학년은 2027년 2월 또는 8월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가 8월에 졸업하는 본과 3·4학년에 한해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실시하기로 하면서 대학의 사정에 따라 졸업 시기가 갈렸다.
이외에 학생들은 방학 등을 활용해 1학기 미이수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본과 2학년은 2028년 2월, 본과 1학년은 2029년 2월, 예과 1·2학년은 2026년 3월 정상 진급을 예정하고 있다.이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압축·온라인 교육 등을 시도하면서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경희대 의대는 예과 외에 본과 1·2학년도 17주에 해당하는 수업을 6주 비대면 수업으로 이수하도록 공지했다. 또 이 수업을 이수하면 9월에 추가 기말고사를 진행하고 기말고사를 통과할 경우 유급 없이 진급도 가능토록 했다.
논란이 발생하자 경희대 의대는 전날 공지를 통해 “수강 기간이 단축될 뿐 출석해야 하는 강좌 수와 동영상 강의라는 방식은 동일하다”며 “본과 기초의학 실습 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2024학번과 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더블링’도 논란거리다. 더블링은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대생 이탈 이후 교육계와 의료계에서 우려했던 사안 중 하나다. 교원과 실습 기자재 등 인프라가 3058명에 맞춰져 있고 의대 증원에 따라 5058명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2024학번이 지난해부터 이탈하면서 2025학번과 함께 약 75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기본 소양, 교양 위주 수업을 듣는 예과의 경우엔 동시 수업이 가능하지만 병원 현장 실습을 나가거나 의사 국가시험 이후 향후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는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의사 국시 일정이나 인턴 모집 기간 등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에 따르면 의정 갈등 여파로 상당수의 전임교수가 사직해 교수 1인당 교육해야 하는 학생 수는 크게 늘었다. 의예과 1학년 학생 수가 기존의 4.25배로 늘어난 대학도 있다. 1학기에 복귀한 학생들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별개의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한 학년에 2개의 교육과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상황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주면서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에 지난 4일 오후 6시 기준 8만9665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은 게시 5일 만인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부 요건인 동의 5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극단적인 집단행동으로 본인의 교육과 수련을 중단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복귀를 허용한다면 유사한 방식의 반발이 반복될 것”이라며 잘못된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청원 이유로 들었다.이와 같은 반발이 지속되자 의대교수협은 4일 성명서를 통해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은 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수호하는 의사가 되겠다’는 초심을 되찾은 학생들이 하루빨리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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