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도핑게임’ 비난받는 근력강화약물 사용 경기 지지

“스포츠 엘리트들이 혁신 억누르고 개인의 위대함 짓밟아”
“실제 기록들을 경신하는 근력 강화 게임이 진정한 미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 정책과 스포츠 거버넌스를 뒤흔드는 가운데 근력 강화 약물을 사용하는 운동 선수를 위한 ‘도핑 게임’ 또는 ‘스테로이드 올림픽’이라는 비판을 받는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을 지지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핸스드 게임’은 이날 트럼프 주니어의 벤처 펀드 ‘1789 캐피털’이 스포츠 그룹을 위한 투자 라운드를 공동으로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게임은 선수들이 세계 기록을 깨기 위해 법적으로 이용 가능한 거의 모든 근력 강화 약물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모금 라운드를 통해 수천만 달러가 모금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100년 넘게 세계 스포츠를 이끌어온 엘리트들은 혁신을 억누르고, 개인의 위대함을 짓밟았으며, 선수들이 가능한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거부했지만, 이제 그런 일은 끝이다”라며 “강화된 게임이 미래이다. 진정한 경쟁, 진정한 자유, 그리고 실제 기록들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이 주도하는 약물·보건정책에 관한 이례적 의제들을 옹호해 왔다.

‘인핸스드 게임’은 이미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또 다른 인물인 기술투자자 피터 티엘, 암호화폐 투자자 발라지 스리니바산, 상업용 환각제의 선도적 투자자인 독일 금융가 크리스티안 앙게마이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았다.

‘인핸스드 게임’의 에런 디수자 회장은 “우리는 뭔가 혁명적인 것, 위선이 없는 스포츠, 최고가 실제로 최고가 될 수 있는 스포츠룰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핸스드 게임’은 아직 개최 도시나 대회 날짜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 게임에는 육상, 수영 및 ‘근력’ 종목이 포함되는데, 지금까지는 은퇴한 호주 올림픽 대표선수 제임스 매그누센 단 한 명만 출전을 신청했을 뿐이다.

‘인핸스드 게임’은 대회의 과학적 근거와 선구적 성격을 강조하면서, 선수들에게 종합적 의료 검사와 감독을 받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디수자 회장은 Eh FT에 게임이 제약 및 생명공학 그룹의 광고를 통해 자금 일부를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백악관은 지난해 ‘인핸스드 게임’을 비난했고, 세계반도핑협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인핸스드 게임’에 우려를 표명했었다.

트럼프 주니어의 ‘인핸스드 게임’ 지지는 미국이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대립하는 시점에 나왔다.

미국은 지난해 WADA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3명의 중국 수영선수들의 도핑 규정 위반 혐의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었다.

중국은 자체 도핑 검사를 통해 중국 수영선수들이 호텔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에 의해 금지된 약물에 우연히 노출됐다고 주장했고, WADA는 이 사건 처리에 잘못이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WADA에 가장 많은 자금을 기여해온 미국은 지난해 말 WADA에 지급하기로 했던 360만 달러(약 52억원)의 지불을 보류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