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이만 내려가시죠”…올해만 CEO 1800명 그만둔 이 나라, 무슨 일

19 hours ag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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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에 이어 반도체 업체 인텔의 팻 겔싱어 CEO까지 동시에 사임하면서 경영 현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겔싱어는 "현재 시장에 인텔을 맞추기 위해 힘들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며 "올해는 우리 모두에게 도전적인 한 해였다"고 밝혔으며, 한때 반도체 산업을 지배하던 인텔은 현재 모바일과 인공지능(AI) 등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있으며, 특히 겔싱어가 야심 차게 시작한 파운드리에서의 막대한 적자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1824명의 CEO가 회사를 떠났는데, 이는 2002년부터 CEO 교체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수익과 주가 모두에서 저조한 성과를 내는 CEO에게 책임을 묻는 이사회의 경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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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왕국 재건 맡은 겔싱어
개혁 실패에 4년만에 물러나
스타벅스·나이키·스텔란티스
실적 압박 커지자 줄줄이 교체

인텔 로고. [로이터 = 연합뉴스]

인텔 로고. [로이터 = 연합뉴스]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의 사임 충격이 가시기 전에 반도체 업체 인텔의 팻 겔싱어 CEO까지 한날 교체되면서 경영 현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인텔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겔싱어 CEO가 지난 1일부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회사를 임시로 이끌 공동 CEO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 부사장과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 등을 이끄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이 임명됐다.

겔싱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씁쓸하다(bittersweet)”고 속내를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에 인텔을 맞추기 위해 힘들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며 “올해는 우리 모두에게 도전적인 한 해였다”고 전했다. 반도체 왕국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목표로 인텔 수장에 올랐던 겔싱어의 노력은 4년 만에 끝났다.

개인용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배한 인텔은 모바일과 인공지능(AI) 등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주력인 CPU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하며 경쟁력을 잃었다. 위기에 빠진 인텔은 겔싱어를 2021년 2월 CEO에 앉혔다. 그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재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사임한 팻 겔싱어 인텔 CEO. [AP = 연합뉴스]

사임한 팻 겔싱어 인텔 CEO. [AP = 연합뉴스]

하지만 한번 잃어버린 혁신 DNA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겔싱어가 야심 차게 시작한 파운드리에서 발생한 막대한 적자가 인텔의 위기를 가져왔다. 파운드리 영업손실은 2022년 52억달러, 2023년 70억달러, 올해 1~3분기 111억달러에 이르렀다. 다른 경쟁사들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인텔 주가는 올해에만 약 50% 급락했다.

인텔은 100억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인 1만5000명을 정리 해고했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경영난 지속으로 경쟁사인 퀄컴의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CNBC는 인텔이 핵심 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잃고, AI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면서 장기간 침체에 빠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날 스텔란티스는 오는 2025년 상반기 신임 CEO를 선임할 것이라며, 그전까지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이 이끄는 임시 이사회가 회사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8%나 급감하고, 주가가 올해 들어 43%나 하락한 것에 대한 책임을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에게 물은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또 더타임스에 따르면 경영 전략을 둘러싼 타바레스 CEO와 이사회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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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CEO 교체는 스텔란티스와 인텔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날 야후파이낸스는 글로벌 취업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 내에서 1824명의 CEO가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CG&C가 2002년부터 CEO 교체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작년 같은 기간의 1530명보다 19% 많다. 기업 CEO들이 추운 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재무학 교수는 야후파이낸스에 “기업 이사회가 수익과 주가 모두에서 저조한 성과를 내는 CEO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며 “이런 성과 압박으로 인해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뉴욕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는 기업 대표들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매그니피센트7’로 불리는 일부 대형주들이 증시를 이끌면서, 다른 기업의 이사회와 주주들이 CEO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월 취임 17개월 만에 사령탑을 교체했던 스타벅스를 비롯해 나이키, 스텔란티스, 인텔의 CEO들 모두 주가 및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최근 수장직에서 물러났다.

마이클 파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야후파이낸스에 “다른 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회사가 침몰하고 있다면 해당 회사의 CEO와 이사회는 즉각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CEO가 기업 회생의 명확한 계획이 있지 않다면 이사회는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계획과 힘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CEO가 특별히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세상이 늘 공평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EO 교체를 추적하는 컨설팅업체 러셀 레이놀즈는 기업 대표들의 높은 퇴사율은 기술 혁신과 안정성, 지정학적 위기와 사회 문제 등 여러 거시적 기업 환경의 복잡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리더에 대한 사회적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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