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겨울엔 낮에도 컴컴… 극야 현상, 우울증 원인 되기도

4 days ago 12

지구 자전축 23.5도 기울어진 상태… 극지방에는 겨울철에 해 안 뜨기도
노르웨이 등 북반구 고위도 지역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져 밤만 지속
태양 노출 줄어 우울증 발병률 높아

북반구와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며 밤만 지속되는 상태를 ‘극야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극야 현상이 나타날 때는 태양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이 늘어납니다. 사진은 겨울철 오후 2시임에도 저녁 풍경 같은 노르웨이 트롬쇠 지역의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북반구와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며 밤만 지속되는 상태를 ‘극야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극야 현상이 나타날 때는 태양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이 늘어납니다. 사진은 겨울철 오후 2시임에도 저녁 풍경 같은 노르웨이 트롬쇠 지역의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이달 7일은 24절기 중 입동(立冬)이었습니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조금은 이른 듯하지만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지구의 계절변화에서 이미 겨울은 시작됐습니다. 겨울이 추운 이유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기울어져 있다 보니 계절에 따라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양이 다릅니다. 북반구의 경우 매년 11월∼이듬해 2월 사이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양이 적다 보니 겨울이 됩니다. 겨울에는 기온만 낮아지는 게 아니라 낮의 길이도 짧아집니다. 특히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경우 겨울에 낮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며 밤만 지속되는 ‘극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 백야와 정반대인 극야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여름철 낮이 계속되는 ‘백야 현상’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인 극야 현상은 그만큼 널리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북반구 고위도 지방을 여행하는 계절이 주로 ‘여름’이기 때문입니다. 춥고 밤이 계속되는 겨울에 고위도 국가들로 여행을 가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듯이 백야 현상이 있으면 극야 현상도 있습니다. 북반구와 남반구는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여름에 백야 현상이 나타날 때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선 극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지금 같은 겨울철에는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극야 현상이 나타나고 남반구 고위도 지역에선 백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 위도 84.5도 이상은 밤 이어져

23.5도 기울어져 있는 지구 자전축. 게티이미지코리아

23.5도 기울어져 있는 지구 자전축.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90도에서 23.5도를 뺀 위도 66.5도 이상 지역에선 겨울철에 지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지 않는 날이 생깁니다. 그러나 해가 지평선 위로 뜨지 않더라도 지평선 아래에서 태양 빛이 새어 나오기 때문에 완전히 어둡지는 않습니다.

태양 빛이 조금도 새어 나오지 않으려면 태양의 고도가 지평선보다 18도 이상 낮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한 줌의 태양 빛도 나오지 않는 밤이 이어지는 완전한 극야 현상은 위도 84.5도 이상 지역에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위도가 더 올라갈수록 극야 현상이 지속되는 날은 더 길어집니다. 특히 북극점이 있는 위도 90도 지점에선 극야 현상이 6개월가량 이어집니다. 즉 북극점과 남극점은 일 년의 절반은 계속 낮이고, 절반은 계속 밤인 것입니다.

● 극야 현상이 우울증 발생에 영향

흔히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높은 경제 수준과 많은 복지 혜택 때문에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지역 주민 중 상당수가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극야 현상이라고 합니다.

극야 현상이 나타나는 겨울철 고위도 국가 주민들은 태양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에 따라 외부 활동도 줄고, 수면시간이 늘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도 감소하게 됩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우울증 발병률을 보더라도 고위도 국가인 스웨덴과 핀란드 등은 순위가 높은 편입니다. 반면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등 저위도 국가는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복지 혜택도 많지 않지만 우울증 발병률은 훨씬 낮습니다.

중위도에 있는 우리나라는 고위도 국가처럼 밤이 지속되는 극야 현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낮이 짧고 밤이 길어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런 겨울철일수록 야외활동을 더 활발히 하며 햇볕을 자주 쬘 필요가 있습니다. 겨울 낮 시간 잠깐의 일광욕과 야외 산책이 신체에 활력을 준다는 걸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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