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책 수혜주로 꼽힌 금융주(株) 등에서 일제히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증권가(街)에선 선거 이후 실적과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금리인하기' 수혜를 볼 수 있는 배당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실적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금리가 낮아지면 돈이 예금 등에서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는 자금이 갈 수 있는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증시에서 미 관세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하긴 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주는 안정적인 피난처로 꼽혀왔다. 고배당 매력이 주가 하방을 지지해주면서 주가 변동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대선을 앞두고 금융주와 지주사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금리 인하' 전망까지 더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충분하게 낮출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라"고 했다. 사실상 추가 인하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통상 배당주는 금리 인하기에 유리한 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연 2% 초·중반대로 낮아진 점이 매력도를 한층 더 높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예금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배당주의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주주환원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최근 배당 성향 35% 이상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세 분리 과세 적용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라며 "차기 정권도 지수 리레이팅(재평가)의 유일한 해법인 밸류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도 "금리인하 국면, 배당세율 완화, 기업 배당 확대 압력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현시점에서 배당주는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증시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들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강 연구원은 "국내주식 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11% 올랐고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5.1% 수준"이라며 "배당수익률이 5% 이상으로 높은 종목 중 저가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으로는 △제일기획 △케이카 △한국쉘석유 △한일현대시멘트 △안국약품 △하나금융지주 △코리안리 등이 꼽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