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며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밑돈 채 마감한 가운데, 이번주(5월26일~30일)에는 2700선 가까이 회복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25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지수 주간 예상 범위로 2550~2690선을 제시했다. 단기 차익 실현과 미국 자산 이탈의 가속화 흐름은 부담이지만,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엔비디아 실적과 미 중앙은행(Fed)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점은 기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외 재료 중 주목할 부분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이다.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의 올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하게 집계된 바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경우 중국향 GPU 수출이 제한되면서 수출 예정이었던 H20칩 재고에 손실을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국가에 AI 칩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에 미칠 영향은 일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으로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대된 점도 주목된다. 오는 27일 4월 미국 내구재 주문이 발표되는데, 선주문 효과로 크게 증가한 3월 지표 대비 급감할 가능성이 나온다. 하드데이터 둔화로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미국 자산 이탈이 빨라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하원 예위원회에서 통과했고, 미 2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일단 임박한 엔비디아 실적을 지켜보면서, 국내 최대 재료인 '대통령 선거'(6월3일) 직전 주식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나정환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웃돌면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9배 수준에 가까워지자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 강도도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주 엔비디아 실적 외 별다른 글로벌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국내에서 대선 이벤트가 부각될 것"이라며 "국내 대선 공약중 기대할만한 것은 내수부양책과 증시 부양책이다. 상법개정안의 명암이 공존하겠지만 긍정적인 점을 고려할 경우, 저PBR주(지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관심 업종으로는 지주와 금융(증권·은행), AI(반도체·AI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유통, 엔터 등을 꼽았다.
한편 이번주에는 △26일 미국 파월 Fed 의장 연설 △27일 미국 4월 내구재 신규수주, 5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 △28일 미국 5월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29일 한국 5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5월 FOMC 회의록 공개 △30일 한국 4월 광공업 생산, 미국 4월 개인소득·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근원PCE 물가지수, 일본 5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