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합의 시한 못맞췄지만
라이칭더 계속 협상의지 밝혀
TSMC 업고 2분기 8% 성장
경기 상승세 이으려 안간힘
대만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라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TSMC이 약진하고 미국에서 상호관세를 시행하기 전 수출 등이 증가한 것에 힘입어 올해 2분기 8%에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했다. 다만 미국과 무역합의를 완료하지 못하고 20% 상호관세를 적용받게 되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 주계총서(통계청)는 전날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7.9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계총서 자체 전망치(5.23%)와 로이터통신·블룸버그가 조사한 평균 예상치(5.7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대해 주계총서는 "AI와 신기술 응용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미국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 고객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올해 2분기 상품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34.0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2분기 국내 수요 실질성장률은 2.49%에 그쳐 내수 부진은 이어졌다.
제이슨 투비 캐피털이코노믹스 신흥시장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FP에 "(2분기 성장률에는) 관세 선수요가 영향을 미쳤다"며 "민간소비가 둔화했지만 수출 호황이 이를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7월 31일(현지시간) 대만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올해 하반기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진행하는 반도체 추가 협상 결과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이지투자자문 관계자는 자유시보에 "미국이 부과한 20% 관세는 하반기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1일 20% 관세가 임시 세율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호관세율을 3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지만 20%는 애초부터 대만의 목표가 아니었다"며 "후속 협상에서 더 유리하고 합리적인 세율을 얻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도 대만과 협상을 진행할 뜻을 표했다"며 세율 인하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