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온라인 수업 대체 시도
1학기 유급 여부도 추후 결정
일부 대학 4학년 2월 졸업 고려
전국 의과대학들이 의대생 수업 복귀를 위한 교육 방안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수업 부실 우려와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이 단기간 온라인 강의로 1학기 수업을 대체하거나 유급 여부 판단을 기말시험 이후로 미루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희대학교 의대는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본과 1·2학년에 대해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약 6주간의 e-캠퍼스 온라인 강의로 지난 1학기 수업을 대체하고, 기말시험에 따라 9월에 1학기 유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약 15주에 달하는 1학기 수업 내용을 6주 온라인 강의로 압축해 몰아 듣는 방식이다.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육책의 일환이지만 녹화 영상으로 수업을 받고 영상 재생만으로 출석을 인정하는 방식은 학습 집중도와 수업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의대 교육 과정상 본과 3·4학년은 임상 실습 52주가 의무지만, 본과 1·2학년은 상대적으로 규정이 느슨해 온라인 대체 수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가 1학기 최종 유급 결정 역시 9월 기말고사 이후 확정한다고 밝히면서 유급 확정 조치마저 사실상 유명무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의 학칙에 따른 결정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도 한 달 받을 수 있는 최대 학점을 9학점 정도로 하는데 단기간에 한 학기 수업을 다 듣는다면 무리가 있다”며 “게다가 온라인 수업만으로 들으면 더욱 의학 교육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국 40개 의대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수업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전북대는 다음달 3일부터 특별학기를 통해 지난 1학기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고, 인하대 의대는 29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설명회를 개최한 뒤 수업을 준비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