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대상자에 특혜 논란
경희대 한학기를 6주 영상강의
원광대도 실습 없이 온라인만
전국 의과대학들이 의대생 수업 복귀를 위한 교육 방안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수업 부실 우려와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이 단기간 온라인 강의로 1학기 수업을 대체하거나 유급 여부 판단을 기말시험 이후로 미루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희대 의대는 최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본과 1·2학년에 대해 이달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약 6주간의 e-캠퍼스 온라인 강의로 지난 1학기 수업을 대체하고, 기말시험에 따라 9월에 1학기 유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약 15주에 달하는 1학기 수업 내용을 6주 온라인 강의로 압축해 몰아 듣는 방식이다.
원광대 역시 이와 유사한 계획을 알렸다. 원광대 의대는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 2학년까지, 21학번 이하 모든 학생에게 '학업보완기간'에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예과 1학년은 다음달 4일부터, 그 위 학년은 이달 28일부터 일괄적으로 지난 1학기 수강신청을 했던 수업을 그대로 듣게 한다는 계획이다.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육책의 일환이지만 녹화 영상으로 수업을 받고 영상 재생만으로 출석을 인정하는 방식은 학습 집중도와 수업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도 한 달 받을 수 있는 최대 학점을 9학점 정도로 하는데 단기간에 한 학기 수업을 다 듣는다면 무리가 있다"며 "게다가 온라인 수업만 들으면 더욱 의학 교육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의대 교육 과정상 본과 3·4학년은 임상 실습 52주가 의무지만, 본과 1·2학년과 예과는 상대적으로 규정이 느슨해 온라인 대체 수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의 경우 1학기 최종 유급 여부를 9월 기말고사 이후 확정한다고 밝히면서 유급 확정 조치마저 사실상 유명무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광대 또한 8월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최대한 유급 학생 수를 줄이고 9월부터는 2학기 학사일정에 들어가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