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건축물 동의요건 등
개발 제안 막던 기준 손질
재건축과 다른 특성 반영
공정관리 체계 맞춤개편
서울시 개선안 공개 임박
서울시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아타운 사업 문턱을 낮춘다. 투기 방지를 위해 도입했지만 정상적인 주민 제안까지 가로막는 '그림자 규제'로 지적돼 온 자문검토 기준을 손질하고, 모아주택·모아타운에 맞춘 별도 공정관리 체계도 마련한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추진하는 31만가구 착공 목표의 중심은 재건축·재개발이지만, 노후 저층 주거지를 빠르게 정비할 수 있는 모아타운을 '플러스알파' 공급원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모아주택·모아타운 주민제안 단계에서 적용하는 자문검토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 기준은 신축 빌라와 다세대주택 지분 쪼개기 등 투기성 거래를 막기 위해 2024년 별도로 도입됐다.
모아타운 주민제안은 토지 등 소유자 60% 이상과 토지면적 50% 이상의 동의를 받는 것이 기본 요건이다. 그러나 이 요건을 갖추더라도 별도의 자문검토 기준 가운데 하나에만 해당하면 주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현재 불허 기준은 △노후·불량 건축물 소유자 또는 면적 기준 동의율이 3분의 2 미만인 경우 △2022년 이후 건축물을 매입한 소유자의 동의 비중이 30% 이상인 경우 △토지 등 소유자 25% 또는 토지면적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는 경우 △투기 세력 유입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다.
현장에서는 이 기준이 투기 차단을 넘어 사업 진입 자체를 막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불만이 커졌다.
강서구 등촌동 643 일대는 주민제안의 기본 동의 요건을 갖췄지만 노후·불량 건축물 동의 기준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목동의 한 역세권 모아타운 추진위원장은 "자원봉사자들이 2년째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문검토 기준을 충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비슷한 문제를 겪는 사업지가 주변에도 많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사업 초기에는 분담금과 사업성을 확인한 뒤 동의하겠다는 소유자가 적지 않은데, 주민제안 단계부터 높은 동의율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출발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노후·불량 건축물 동의 기준을 현행 3분의 2에서 2분의 1로 낮추거나, 4개 불허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손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투기 방지 취지는 유지하되 정상적인 주민 제안에는 사업 진입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모아주택·모아타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별도의 공정관리 체계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현재 정비사업 구역별로 표준 처리 기한을 정하고 진행 속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관리하고 있다. 다만 모아주택·모아타운은 적용 법률과 사업 절차가 재건축·재개발과 달라 별도의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주민제안 문턱 완화 외에도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 재건축·재개발은 친환경 설계나 디자인 특화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모아주택은 임대주택이나 기반시설 등 공공기여를 해야 용적률 혜택을 얻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획일적인 '성냥갑 아파트'를 피하려면 설계 품질을 높이는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참여하는 공공관리 모아타운과 일반 모아타운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남아 있다. 공공관리형은 사업면적 확대, 임대주택 확보 비율 완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금융·행정 지원 등에서 일반 모아타운보다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는다.
서울시와 SH는 주민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공공관리형에 혜택이 집중되면 일반 모아타운의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민간 주도 사업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자문검토 기준과 공정관리 체계를 어떻게 손질하느냐에 따라 모아타운이 재건축·재개발을 보완하는 실질적인 공급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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