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텔 살인’ 모방…수면제 먹여 남성 돈 4900만원 털었다

6 days ago 9

20대 여성, 서울-경기서 최소 4차례 범행
결혼정보업체-지인 소개로 만난 남성 대상
피해男 “식사뒤 잠들어…깨어보니 거금 이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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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대 여성이 수면제로 남성들을 잠재운 뒤 수천만 원을 뺏은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여성이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최소 4차례 범행했다고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27일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모 씨(27)를 25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23일 오전 의정부시의 한 주택에서 동거인인 30대 남성에게 약물을 먹여 재운 뒤 금품 등을 뺏으려 한 혐의를 받는다. 잠에서 깨어난 남성이 고 씨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남성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벤조디아제핀 계열로 추정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벤조디아제핀은 불면증과 불안장애 완화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으로, ‘모텔 연쇄살인범’ 김소영(20)이 남성 2명을 살해할 때 사용한 것과 같다. 경찰은 23일 오전 1시 2분경 고 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런데 경찰 조사 결과 고 씨는 이미 비슷한 혐의로 신고된 상태였다. 19일 지인 소개로 고 씨와 만난 다른 30대 남성이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에서 고 씨와 식사한 뒤 갑자기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약 2000만 원이 고 씨의 계좌로 이체된 상태였던 것. 이 남성은 20일 오전 고 씨를 용산경찰서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다수 발견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남성의 혈액을 정밀 감정해달라고 의뢰한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천구에서도 서로 다른 남성 2명이 각각 1500만 원, 4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며 최근 고 씨를 고소했다. 남성들은 모두 결혼정보업체나 지인 소개로 고 씨를 만났다고 진술했다. 현재까지 피해자 4명이 뺏긴 돈은 총 4890만 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 씨가 갈취한 돈을 개인 물품 구매 등에 사용했다고 보고 용처를 조사 중이다.

고 씨는 “남성들이 스스로 수면제를 먹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면제의 출처에 대해선 ‘강서구 화곡동의 한 병원에서 공황장애 증상으로 처방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김소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명목으로 처방받은 약을 남성들에게 먹인 바 있다.

경찰은 고 씨에게 약을 처방한 병원 등을 조사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와 공범 여부, 범행 동기, 구체적인 수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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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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