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발레단에서 연수 과정 없이 바로 입단해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믿기지 않았지만 기뻤죠. 언젠가 보스턴발레단의 <신데렐라>로 꼭 주역 데뷔를 하고 싶어요."
최근 서울 서촌 발레연습실에서 만난 염다연(17). 앳된 얼굴이지만 '프로'의 눈빛이 빛났다. 올해 2월 로잔 국제 발레콩쿠르에서 2위와 관객상을 휩쓴 그는 지금 세계 발레단이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유럽의 발레학교나 연수단원을 기르는 주니어 컴퍼니로 갈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그는 미국으로 간다.
올 여름 그는 로잔 입상자들의 관례인 1년 연수 과정을 건너 뛰고 미국 명문 발레단인 '보스턴발레단'에 정단원으로 입단한다. 열일곱 무용수가 프로 무대로 직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스턴발레단은 한국인 수석무용수 채지영, 한서혜, 이상민 등이 활약하는 명문 발레단이다.
보스턴발레단 입단을 이뤄낸 로잔 콩쿠르 수상. 입단 뿐 아니라 염다연에게 수많은 변화를 안겼다. "전에는 그저 어린 학생으로만 봐주시던 분들이 '로잔 2위'라는 타이틀 때문에 기대를 더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공연 때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졌어요. 하지만 그것이 저를 더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염다연은 국내 다양한 무대에서 고전 발레 뿐 아니라 컨템퍼러리 무대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클래식 발레는 정해진 틀이 있지만 컨템퍼러리 작품은 정해진 내용이 없어서 저의 이야기를 편하게 담을 수 있어서 요즘 더 재미를 붙였어요."
염다연은 '학교 밖 무용수'다. 학교 바깥의 발레리나다보니 입시와 직결되는 국내 콩쿠르계에서는 견제가 있었고, 그만큼 마음 고생도 많았다. 중학교 졸업후 염다연은 예술고등학교 진학 대신 발레리노였던 아버지 염지훈 발레웨스트 스튜디오 대표 지도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지난해 YGPA 콩쿠르 당시 아버지의 지적에 눈물을 보이던 소녀는 올해 로잔 콩쿠르 대기실에서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할 정도로 대담하게 자랐다.
"전에는 자신감도, 저에 대한 확신도 없어서 아빠에게 의지하기만 했어요. 그런데 이번 로잔 콩쿠르에선 저 자신에게만 집중했고 비로서 '나'라는 무용수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수상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염다연 가족은 갑자기 어려워진 형편으로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했다. 염지훈 대표는 "우리 가족에게는 발레가 하고 싶은 예술이라기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생존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2년마다 짐을 싸야했던 상황 속에 있었지만 염다연은 늘 토슈즈를 놓지 않았다.
"저에게는 발레는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함이었어요. 태어날 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더 매달렸던 것 같기도 하고요. 세계 어느 곳에 가도 환영받는 무용수가 되려고 러시아 스타일의 묵직함과 미국의 발란신 스타일의 속도감을 동시에 익히면서 단련했어요."
오는 8월, 그는 이제 더 큰 세상인 보스턴으로 향한다.홈스쿨링 발레리나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로 내딛는 첫걸음이다. "저의 선생님인 아빠에게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지만, 동시에 매 순간 제 한계를 넘고 싶어요. 연습실에서도 안 되면 무대에서는 더 안 된다는 생각으로요."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사진/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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