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연구용역보고서
30년 후 장기요양 재정 120조
지역사회 연계해 효율화 필요
고령화로 인한 장기요양보험의 재정 부담이 2055년 120조원대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보험료율 부담도 3.62배 커질 것으로 전망돼, 성과 중심 재정지원으로의 개편이 필요하단 조언이다.
10일 윤석준 고려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국민건강보험의 연구용역으로 발간한 ‘초고령사회 대비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연계한 지속가능 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과를 밝혔다.
윤 교수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분절적 운영으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 간 공백이 발생하고 장기요양보험의 재정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 추계에 따르면 장기요양 인정자 수는 2024년 116만5000명에서 2040년 312만6000명, 2055년 376만4000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추가 정책개입이 없는 기준 시나리오를 가정한 추계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 총 급여비용은 2024년 14조8000억원에서 2055년 120조4000억원으로 급증이 예상된다.
다만 예방적 건강관리, 건강수명 연장, 중증화 속도 완화 등으로 증가 속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정책이 결합된 통합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 222만3000명, 2055년 283만명으로 인정자 수가 기준 시나리오에 비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총비용은 2055년 89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윤 교수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현행 대비 2.7배에서 3.6배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함을 의미한다”며 “현행 구조만으로는 제도의 장기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분절적 제도, 예방과 사후돌봄까지 연계해야
윤 교수는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을 위해 제도 간 연계를 강화하고 재정 투입의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분절적으로 제공하는 현행 체계를 개편하고 장기요양보험을 사후 돌봄뿐 아니라 예방과 기능 유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히 ‘지역사회 치료 명령제(CTO)’를 도입해 기존 병원 지출을 지역사회 정착 등 서비스 패키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자문회의에서는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요양병원 사회적입원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지출 일부를 바우처 형태로 전환하는 구상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올해 본격 시행되고 있는 통합돌봄에 대해선 아직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향후 통합돌봄 본사업의 성과는 신규 서비스 수의 확대보다도, 고위험군 조기 발굴, 입원–퇴원–재가 간 전환관리, 장기요양 진입 전후 조정, 재입원 감소와 기능 유지 성과로 평가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기 과제로는 현행 장기요양등급 체계의 개편이 제안됐다. 현재 장기요양보험은 노쇠 단계에 있거나 예방적 관리가 필요한 고령층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해 제도 밖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장기요양보험의 보장 범위를 경증 고령층까지 확대하고 서비스 제공 체계도 예방과 기능 유지·개선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 상태가 악화된 이후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기에 개입해 중증화를 막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기 과제로는 지역통합돌봄 지원센터의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대상자 발굴부터 평가, 서비스 계획 수립, 기관 간 조정, 사례회의,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상설 통합허브로 전문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재정 지원 방식도 투입 규모가 아닌 성과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퇴원한 환자가 시설이나 병원 대신 집으로 복귀하는 비율과 고령자의 기능 악화 지연 정도, 불필요한 재입원 감소 등을 성과지표로 설정하고 재정 지원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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