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들어 주요 건설주에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나란히 주택공급 확대 등을 정책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건설 경기 활성화 기조를 보이자 건설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에 GS건설 주식을 86만7000주 추가로 사들였다. 올초 8.47%만큼이었던 지분율을 지난달 14일 기준 9.49%로 확대했다. 작년 8월 말 기준 9.51%였던 지분율을 지난 1월까지 일부 덜어냈지만 약 4개월만에 다시 투자를 늘렸다.
국민연금의 GS건설 신규 취득 지분가치는 지분율 확대 공시 의무가 발생한 지난달 14일 종가 기준으로 약 165억원어치다. 자본시장법상 국내 상장사에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이가 지분율 1%이상을 변동하면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국민연금은 GS건설에 대한 신규 투자 지분을 갖고 약 보름만에 두자릿수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린 지난달 14일 1만9050원에 장을 마감한 GS건설은 이날 2만2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폭은 약 18%에 달한다. 누적 지분율 변동폭이 1%를 넘긴 시점에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지난달 14일 이전부터 여러 거래일에 걸쳐 GS건설 주식을 매집해왔다면 신규 취득 지분에 대한 수익률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은 현대건설 지분도 최근 늘렸다. 작년 3월 기준 6.87%였던 현대건설 지분율을 이후 작년 내내 1%이상 변동하지 않은 채로 있었으나 지난 2월 주식 1009만9000여주를 추가 매입해 2.20%포인트만큼 늘렸다. 이를 통해 9.07%로 오른 국민연금의 현대건설 지분율은 지난 4월 초엔 9.91%까지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현대건설 신규 취득 지분을 통해서도 두자릿수 수익률을 챙겼다.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4월 초 추가로 매입한 현대건설 보통주의 평균 가격은 약 3만4765원이다. 이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일 현대건설은 6만5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4월 초 가격에 비해 88.98% 치솟았다.
건설주는 대선 이후 주택 공급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해외 원전 수출 기대와 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진 것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KRX건설지수는 올들어 전날까지 42.77%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48%)과 코스닥지수 상승률(9.16%)을 훌쩍 웃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국토 균형 발전 기조와 부동산 정책에 따라 기대할 만한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국 안정과 경기 침체 완화를 위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가능성도 건설업 전반의 분위기 반전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