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에 中日 힘빼는데…삼성SDI, 홀로 진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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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8.14 15:51 수정2025.08.14 15:52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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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표 배터리 기업 파나소닉이 전고체 배터리 사업에 대해 힘을 빼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CATL 역시 몇년내 대량 상용화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렸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업체들의 현실론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삼성SDI만이 2027년 양산 계획을 밀어붙이면서 업체간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전기차용 전고체 상용화 시점에 대해 기존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한 파나소닉 임원은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몇년내 불가능하고, 만약 개발한다 하더라도 수요처가 전동공구 등 작은 크기에 불과할 것이란 메세지를 내부에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전해액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배터리다. 이론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기존 액체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고 화재가능성도 대폭 낮출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다만 파나소닉은 기술적 장벽이 높고,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가격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근시일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2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이온이 이동하며 전기를 발생하는데 이온이 액체가 아닌 고체 전해액을 지나가도록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표 배터리기업 CATL도 어조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보였던 CATL은 올들어 "2027년까지 중간단계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생산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량양산에 대해서는 "도전적 과제"라는 표현으로 선을 긋고 있다. CATL이 기존 2027년 양산 목표를 유지하돼 업계가 기대하는 전고체가 아닌 반고체 정도의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초부터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여전히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 연구개발은 이어가고 있지만 양산에 대해서는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다만 삼성SDI는 '2027년 양산'에 대한 계획변경 없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이고 있다. 삼성SDI는 수원 R&D 센터의 파일럿 라인에서 시제품을 제작·검증하며 양산성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과의 테스트도 진행중이다. 업계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강해지고 있지만 삼성SDI는 양산에 성공해 글로벌 업체중 가장 빠른 양산경험을 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회의론이 강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삼성SDI가 만약 나홀로 양산에 성공한다면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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