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에 더 빛났던 G90 블랙의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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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 운전 도와주는 각종 안전보조장치
실내외 전부 감싼 세련된 블랙 디자인
뒷좌석의 공간감과 음향시스템
시작가 1억2817만 원으로 낮지 않아

지난달 15일 충남 보령시의 한 해변가에서 폭우가 그친 뒤 맑게 갠 하늘 아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제네시스 G90이 서 있다. 보령=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달 15일 충남 보령시의 한 해변가에서 폭우가 그친 뒤 맑게 갠 하늘 아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제네시스 G90이 서 있다. 보령=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달 13일 오후 중부지방에 억수같이 퍼붓는 폭우 속에서 제네시스 G90 블랙(가솔린) 시승에 나섰다. 애초 충남 태안 바닷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 했으나, 호우주의보에 따른 폭우가 쏟아져 급히 천안으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거센 빗줄기로 전방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이는 오히려 차량의 탁월한 성능을 확인할 절호의 기회가 됐다.

빗길에서 G90 블랙의 각종 주행 안전 보조장치가 완벽하게 작동한 것. 380마력을 발휘하는 3.5L 터보 엔진은 폭우에서도 안정적인 출력을 냈으며,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미끄러운 노면 상태를 실시간 감지해 전후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 흔들림 없는 주행을 가능케 했다.

● 블랙의 아우라, 압도적 존재감

다음 날 맑은 하늘 아래 태안과 원산도로 향하는 길에서 G90 블랙의 특별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측면 창문 테두리(DLO 몰딩)부터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검은색 계열 색상이 섬세하게 적용됐고, 20인치 무광택 블랙 휠(다크 스퍼터링 휠)과 블랙 플로팅 휠 캡, 전면 범퍼 그릴부터 후면 레터링까지 세련된 블랙 컬러가 실내외 차량 전체를 감쌌다.

특히 모든 부분을 블랙으로 마감한 실내로 들어가면 고급 호텔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몰입감 있고 편안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었다. 빛의 흡수와 반사량까지 고려한 소재와 질감의 디테일은 감탄을 자아냈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내릴 때마다 느껴지는 이른바 ‘하차감’도 단순한 고급차를 넘어선 특별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 가족 모두가 만족한 승차감의 완성도

3박 4일간 총 500km를 주행하는 동안 가장 인상적인 점은 뒷좌석의 공간감이었다. 세단임에도 가족이 거의 누워 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과 블랙 전용 가죽 시트가 여유로운 탑승 경험을 선사했다. 여기에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의 마사지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럽지 않은 편안함을 보여줬다.

승차감과 정숙성 또한 놀라웠다. 신형 G90은 공기압 작동 고급 서스펜션(멀티 체임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더욱 부드럽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로 스스로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한다. 그 결과 범프 구간이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다. 승차감만 놓고 보자면 ‘독일 초고급 세단 부럽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가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했다. 음향 시스템 역시 기대를 뛰어넘었다. 일반 G90이 15 스피커 뱅앤올룹슨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한 것과 달리 블랙 에디션에는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의 23개 스피커가 기본 탑재돼 차량 실내를 음향면에서 완벽한 공간으로 만들어줬다.

● 1억2817만 원의 가치

G90 블랙은 단순한 고급 차를 넘어선 감성적 만족을 제공하는 차량이었다. 폭우와 맑은 날씨 모두에서 보여준 안정성과 편안함, 그리고 어디를 가든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블랙의 아우라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제네시스 G90 블랙 에디션 가솔린 3.5 터보 모델의 시작가는 1억2817만 원(5인승 AWD 스탠더드 시트 기준, 개별소비세 5% 적용)이다. 분명 비싼 돈이지만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품격과 기술, 그리고 ‘블랙’이 주는 특별함을 원하는 고객에겐 고개를 끄덕일 만한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보령=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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