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혁신의기술] 〈32〉 AI를 넘어 AX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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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AI)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으로의 여정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리더십, 데이터, 전략, 그리고 사람과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임을 확인했다. AX는 더 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니다. 이제 설계도를 손에 쥔 리더들은 '어떻게 이 위대한 건축을 현실로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본 고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증명된 성공 방정식을 통해 그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우리 앞에 놓인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미 AX는 이론의 단계를 넘어 산업의 핵심 가치사슬을 재편하며 측정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AX가 특정 부서의 효율 개선을 넘어 산업의 경쟁 구도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동력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조업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에 AI를 도입해 인간이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 결함을 찾아내고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자율 공장'을 현실화하고 있다. BMW, GE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한발 더 나아가, 생성형 AI로 수백만 가지의 가상 불량 이미지를 만들어 AI 모델의 결함 탐지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독일 자동차 산업의 데이터 공유 플랫폼 '카테나-X(Catena-X)'는 공급망 전체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생태계를 구축하여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AX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유통업계는 AX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아마존은 AI 기반 수요 예측으로 재고 회전율을 35% 이상 개선했고, 마켓컬리는 이를 통해 신선식품 폐기율 1% 미만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달성했다. 월마트는 AI로 배송 경로를 최적화했으며 쿠팡은 물류센터 업무의 65%를 AI 로봇으로 자동화하며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제 에이블리와 같은 커머스 플랫폼에서 초개인화 추천은 부가 기능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그 자체가 되었다.

금융 산업은 데이터가 본질인 만큼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AX를 최고 경영진의 핵심 의제로 격상시켰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AI를 활용해 10만건 이상의 방대한 리서치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카카오뱅크는 AI의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설명 가능 AI(XAI)'를 도입해 기술에 대한 '신뢰'라는 가장 중요한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결국 그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AX 시대, 인간의 역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에 의해 증강되어 더 높은 수준의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설계자'로 진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통찰했듯,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인간이 더 고차원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돕고 있다.

이에 선도 기업들은 내부에서 '만들어내기' 위한 관점에서 전사적인 대규모 재교육(Re-skilling)을 핵심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다. 아마존은 '업스킬링 2025'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10만명에게 미래 기술을 가르치고, 통신사 AT&T는 '리부트 캠프'를 통해 기존 인력의 40%를 신기술 인력으로 전환시켰다. 싱가포르 DBS 은행은 전 직원이 데이터 기반 사고를 통해 의사결정하는 문화를 내재화함으로써 결국 AX 성공의 핵심이 사람과 문화임을 증명했다.

우리는 AX가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인간의 역할을 재정의하며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이미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고 윤리적 신뢰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며 PwC와 맥킨지가 예측한 수천조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증거가 가리키는 결론은 명확하다. AX로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미래를 결정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이제 질문은 '만약(if)'이 아니라 '어떻게(how)'가 되어야 한다.

당신은 미래의 위대한 건축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화석으로 남을 것인가. 지금 당장, 새로운 시대의 건축을 시작해야 할 순간이다.

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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