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올인’으로 새 우군 확보…파병으로 민심은 잃어

11 hours ago 2

[우크라전쟁 3년] 러시아에 군인 파병해 힘 보탠 북한
군사기술, 현금 등 ‘반대급부’ 획득…고립국 지위도 탈피

우크라이나 드론이 포착한 북한군 추정 군인의 모습.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 X(옛 트위터) 영상 갈무리. 2024.12.17 ⓒ News1

우크라이나 드론이 포착한 북한군 추정 군인의 모습.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 X(옛 트위터) 영상 갈무리. 2024.12.17 ⓒ News1
유민주 임여익 기자 =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활용했다.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에 이어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파병까지 단행하며 러시아를 중국에 이어 ‘새 우군’으로 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이뤄진 파병이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전장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북한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며 안팎의 여론은 크게 악화된 것이 사실이다.

참전으로 ‘반대급부’ 얻어 위기 관리…중국 외 ‘새 우방’도 확보

북한은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로 경제 및 국방력 성장을 위한 자원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 ‘혈맹’이었던 중국도 국제 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북한을 ‘제한적’으로만 지원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러시아에 대한 파병은 이런 어려움을 일면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대북제재’ 질서를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북한의 군사력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끌어들였다. 유럽의 정세에 대한 북한의 영향력도 높인 것은 부수적 효과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보면 북한군의 기여는 상당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주요 행위자’로서 북러관계를 군사동맹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며 “북한이 유럽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북러동맹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영향력도 일부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엔 ‘핵’을 놓고 미국과의 담판을 성사시키는 것이 유일한 대미 영향력 행사 방법이었지만, 이제 미국이 큰 관심을 갖는 러시아라는 강력한 우군을 확보하면서 러시아를 통한 미국과의 접촉을 일정 부분 구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아울러 러시아를 통한 국방력 강화도 북한으로서는 큰 수확으로 보인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기술 협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정찰위성과 요격 미사일 체계, 잠수함부터 시작해서 구축함 건조까지 북한이 ‘획기적 성장’을 원했던 분야에서 기술 협력과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원하는 경제적 ‘반대급부’를 상당히 얻었을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국정원에 따르면 파병 북한군 한 명당 한 달에 2000달러 정도 받을 것이라고 추정된 바 있는데, 1만 2000명가량 파병됐다고 가정하면 1년 기준으로 최소 2억 8000만 달러(한화 약 4000억 원) 정도를 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 군인.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 뉴스1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 군인.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 뉴스1

민심 이반 요인은 증가…‘인권 침해국’ 이미지도 부각

반면 잃은 것도 크다. 우선 내부의 민심 이반 요인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의 파병은 군인들의 가족들에게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전사자 발생, 포로 발생 관련 정보가 내부로 유입되는 현상 등이 겹치며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 내부에서 정권에 불리한 여론이 일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북한이 얻었다는 반대급부도 철저히 정권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대다수 주민들에게는 체감할 수 있는 요인이 없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정 교수는 “러시아의 보상이 총체적인 북한의 경제난 해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라며 “북한의 인민들 입장에서는 자국 청년들이 다른 나라 전쟁에 징집됐음에도 이에 따른 실질적 이득은 없는 셈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재적으로는 자신들의 ‘국민’을 체제 강화의 수단으로 썼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이 ‘인권 침해국’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앞으로 인도적 측면에서 비판과 제제를 받을 공간이 커졌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에 생포된 북한군의 진술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들에게 ‘훈련을 받으러 유학간다’, ‘실전과 비슷한 훈련을 한다’ 등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채 전장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북한이 파병군의 유가족 등에 대한 각종 대우를 강화하고 ‘인민대중제일주의’ 등의 민심을 얻기 위한 선전전을 강화한다면, 이같은 부담 요인이 실제 내부에서 발현됐다는 지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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