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왕정 국가서도 간관 채용…식구끼리 비난 멈춰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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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면 논쟁이 어려워진다”며 지지자들에게 의견이 다른 상대에 대한 지나친 공격을 삼가달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지자 여러분, 비난을 멈춰주십시오’라는 글을 게재하며 “반대 의견도 포용하는 다양성의 힘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 새로운 나라로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표의 ‘중도 보수론’ 발언을 두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 인사들을 공격할 경우 계파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팩트가 틀린 것이 있으면 반박하고, 예의와 품격을 갖춰 토론하면 된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다 함께 할 식구끼리 서로 비방을 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라며 수위 높은 비방이 오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왕정 국가에서도 군주의 의견에 반대하는 간관을 일부러 채용했고, 기업들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레드팀을 구성하기도 한다”며 “조용한 숲은 불타버린 숲뿐이고, 조용한 강은 댐에 갇혀 썩어가는 강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산물인 정당에서는 논쟁은 당연히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헌정 파괴에 반대하는 헌정 수호 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며 “힘을 합쳐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민생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당내 정체성 공방에 대해 “민주당은 본시 중도정당으로, 진보성이 더 중요한 시대 상황에선 진보적 중도의 역할을, 보수성이 더 중요할 땐 중도 보수의 역할을 더 크게 했다”며 “지금은 국민의힘의 ‘극우클릭’으로 민주당의 책임과 역할이 커진 것뿐”이라고 밝혔다. 당 정체성에 대해 내부에서도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진보와 보수는 시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며 “서구 선진국 기준에 의하면 김대중, 문재인, 이해찬 등의 지적처럼 민주당은 보수 정당이거나 그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윤석열·전광훈을 끌어안고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겉치레 보수’의 역할마저 버리고 범죄 정당의 길로 떠났다”며 “헌정 회복, 법치 수호, 성장 회복 등 국민의힘이 버리고 떠난 보수의 가치를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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