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 핵-남북정상회담 스트레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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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기밀 외교문서 공개
金, 사망전 덩샤오핑에 “아들 부탁”

“김일성이 핵문제와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스트레스와 과로로 심장에 무리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이틀 뒤인 1994년 7월 10일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관 공사와의 만남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당국자는 “1993년 중국 전문의가 심장병 치료를 위해 2∼3차례 북한에 갔다”고 했다.

1994년 7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주석이 숨졌던 당시 상황은 외교부가 생성 30년이 지나 28일 기밀을 해제한 외교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문서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인사는 “김 주석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덩샤오핑(鄧小平)에게 아들 문제를 탁고해 뒀다”고 전했다. ‘탁고’란 고아를 맡긴다는 뜻이다.

1994년 10월 북-미 핵협의인 제네바 합의를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코리아 패싱’을 항의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공개됐다. 당국이 준비한 김 전 대통령의 통화 말씀자료에 “국민들 사이엔 북한 핵문제 교섭이 우리가 배제된 채 논의되는 사실을 굴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란 내용이 적힌 것.

미 에너지부가 1981∼1994년 한국과 북한을 비롯한 50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할 당시의 에너지부 내부 규정도 공개됐다. 외교부가 1993년 입수한 내규에는 “미 에너지부 산하 연구시설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로부터 핵 관련 기술, 민감 기술 및 시설 등을 보호하는 목적”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2020년 비공개 처리했던 ‘임수경 밀입북’ 관련 일부 문서도 재심의를 거쳐 공개됐다. 문서엔 한국외국어대 학생이었던 임수경 씨가 1989년 6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 서베를린, 동베를린, 모스크바를 거친 우회로로 밀입북한 구체적 정황 등이 담겼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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