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원전, 가능한 만큼 다 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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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한국 경제 대도약을 위한 정책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한 에너지, 고용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최혁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한국 경제 대도약을 위한 정책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한 에너지, 고용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최혁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이 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한 6월 29일 이전과 이후의 판도가 달라졌다”며 “신규 원전도 지역이 원한다면 다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 활용 방안도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팹 4기와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안정적 기저전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이다.

김 실장은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 발표자로 나와 “기술혁명 시대에는 10만㎢(대한민국 영토 면적) 안에서 가능하다면 원전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북 경주는 1년6개월 전만 해도 신규 원전 반대가 많았지만, 이번 부지 선정에서는 탈락해 지역 주민들이 낙담했다”며 지역 수용성이 뒷받침된다면 신규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 신규 설비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국가가 같이 가야 한다”며 “단순히 이익만 만드는 회사로 볼 순 없다. 대한민국 전략산업이자 지정학적 자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닥치고 반도체 팹을 지어야 한다”며 “국가별 무한경쟁 레이스에서 뒤처지면 대한민국에 큰 불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혁신을 주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마추카토 이론’이 지금 시대 상황에 맞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선 “유동성 압력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와 주택 공급이 따라오는 시기에 미스매치가 있고, 그사이 수요 폭발을 컨트롤하기 어려운 상황이 가장 두렵다”고 했다. 이어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두 자릿수가 나오고 새로운 균형을 향해 갈 때 대출총량 규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대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화 약세 흐름에 대해선 “일시적”이라며 “원화 가치 절상 때문에 쩔쩔매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견했다.

"AI 국가 대항전서 뒤처지면 韓 불행해져…닥치고 팹 지어야"
3대 메가 프로젝트·AI 혁명

김용범 "원전, 가능한 만큼 다 지어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인공지능(AI) 혁명 시대 ‘기업가형 국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은 “AI 국가 대항전에서 밀리는 건 대한민국에 큰 불행”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역량을 함께 쏟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강력한 산업 정책 리더십 속에 ‘삼전닉스’가 반도체 팹 증설에 나서면 정부가 이를 전폭 지원하는 구조다. 그는 기업가형 국가 역할을 강조한 마리아나 마추카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의 ‘마추카토 이론’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미국 중국 일본의 반도체 기업이 저마다 ‘권토중래’와 ‘추격’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반도체 팹을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나라도 단일 기업만의 투자가 아니고 국가 단위의 투자”라고 했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봐야 한다”며 “국가 간 레이스 관점에서 보면 쫓고 쫓기는 것이고, 한국 두 회사의 우위도 영원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지정학적 자산”이라며 “글로벌 1, 2위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도 말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인재와 용수, 전력 이른바 ‘인수전’ 확보가 상식이다. 정부가 원전을 배제하지 않아 다행이다.

▷김 실장=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AI 시대에 용수와 전력 수요가 이렇게까지 폭발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발표된 6월 29일 이전과 이후가 달라졌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다시 짜고 있다. 불과 6개월 전과 전력 수요가 또 다르다. 기후부도 실용적인 입장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업계와도 대화하고 있다. 반드시 방법을 찾겠다.

▷박 교수=원전과 재생에너지 모두 전력 출력 조절이 어려운 경직성이 있다. 그래서 LNG 발전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정부가 LNG 발전에 소극적인 건 2035년까지 53~61%로 상향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때문 아닌가. 우선순위를 조정할 의향은 없나.

▷김 실장=반도체 수요가 있는데 이 수요를 맞출 것이냐 아니면 기회를 놓칠 것이냐다. NDC도 중요하다. 무시하자는 건 아니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과 철강(수소환원제철) 쪽도 재원이 된다면 정부가 도울 것이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등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기술처럼 연구개발(R&D)에서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 NDC를 지키면서 현장 수요를 맞추는 게 책무다. 기후부가 기업들과 개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방법을 찾을 것이다.

▷송원근 현대경제연구원장=정부가 대형 원전 2기를 짓고, 9기의 계속원전을 승인하겠다고 했지만 병목이 우려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 절차 등의 문제로 적기에 가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한빛 원전단지에 원전 2기를 지을 터가 있다”고 했다. 12차 전기본에서 해결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역이 원한다면 원전을 다 지어야 한다. 기술혁명 시대에는 10만㎢(대한민국 영토 면적) 안에선 가능하다면 원전을 지어야 한다. 지역의 수용성도 높아졌다.

▷송 원장=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구상하는 기업형 첨단도시는 획기적이다. 그러나 수도권과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려면 자녀 교육, 배우자 일자리, 의료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 실장=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꿈의 도시’로 만들어달라고 하면 하겠다. 일본과 미국의 반도체 공장 위치를 봐라. 수도권 100㎞ 내에 반도체 공장을 ‘몰빵’한 곳은 한국밖에 없다. 우리나라 면적인 10만㎢는 미국 버지니아주(州) 크기에 불과하다. ‘인재 남방 한계선’은 자기들만의 제약 조건이다. KTX 두 시간 거리는 결코 멀지 않다. 몇 년 뒤 반도체 팹이 건설되면 우리가 얼마나 허상 속에 살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결국 중요한 건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이공계 기피, 의대 쏠림이다. 청년부터 중견 과학자까지 큰 안목에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가 없는 통합적 정책이 필요하다.

▷김 실장=인재를 통합 육성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대학의 R&D 체계를 선도 국가 체계로 바꿔야 한다. 큰 연구소 단위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평가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개별 교수가 운영하는 랩 기준이 아니라 대학 연구소 단위로 관리하면 장점이 많다.

한재영/최해련/김대훈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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